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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상처와 상처 사이로 희망을 본다

  • 연도2021년
  • 수상은상
  • 이름채명석
  • 소속오케이의원 외과환자의

연밥 속에 뻗어 있는 꽃의 붉은 자태가 한가롭게 물 위를 어정거리고 있다. 한 여름, 수면 위로 핀 연꽃은 매우 크고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특히 연꽃은 진흙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밝은 꽃을 피운다. 기장 곰내연밭에서 만개한 연꽃을 보다 잊을 수 없는 기억 하나를 가만히 떠올렸다.

 

외과 전공의 1년차에게 화상 환자란 피할 수 있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해보고 싶은 숙제 같은 존재였다. 전공의 1년차는 걸어가면서도 잔다고 할 정도로 잠이 부족한 상태였다. 그러한 상태에서 화상 환자를 돌보는 일은 항상 버거운 일이었다. 거의 매일 상처에 달라붙은 거즈를 떼어내고 소독을 해주어야 했으므로 치료를 시작하면 한 시간은 기본이었다. 피곤이 극에 달한 전공의 1년차에게 그 한 시간은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하루 종일 진료에 지칠대로 지친 한밤중에나 시작할 수 있었으니 그 힘겨움은 말할 수가 없었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는 항상 거즈를 입에 물려주었다. 진통제를 아무리 투여하며 치료해도 아프다고 발버둥을 칠 만큼 외과환자의 고통도 극심했다. 화상치료는 환자나 의사 모두에게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치료가 끝나고 나면 환자도 의사도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장씨가 응급실에 실려 온 것은 일요일이었다.

 

그는 전기화상이었다. 전기 화상은 전기가 들어가고 나온 부위에 화상을 입게 되는데, 장씨의 경우에는 양측 손으로 들어가서 복부로 나온 상태였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의 상태는 양측 손가락이 심하게 그을려 있었고, 복부에 주먹 크기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전기 화상은 전기가 안으로 지나가기 때문에 화상 직후의 상태보다, 날이 지날수록 점점 화상의 정도가 심해진다는 것이 문제였다. 도착할 당시 그 정도였으므로 직감적으로 며칠 내로 그가 사망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

 

결국 죽음을 피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의사의 임무였다. 제일 시급한 것은 복부에 난 구멍으로 튀어나온 장들과 심하게 화상을 입은 간을 정리해주는 일이었다. 비닐 같은 인조피부로 대충 장들을 집어넣고 구멍을 막아주는 것이 치료의 전부였다.

 

예상했던 대로 이틀이 지나자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수액과 약을 아무리 주어도 상태는 점점 나빠졌다. 더 이상은 어렵겠다고 보호자에게 말을 했다. 마지막으로 보아야 할 사람이 있으면 와서 보도록 했다. 하루를 넘기기가 힘이 들 것 같았다. 그의 나이는 서른둘이었고, 다섯 살 된 아들과 세 살 된 딸이 있었다. 아빠의 모습을 보기 위해 병원에 온 아이들은 아무 것도 모른 채 천진난만하게 장난을 치며 놀았다. 그 모습이 주위 사람들을 더 가슴 아프게 했다.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는 환자의 산소포화도가 아무리 해도 80% 이상 오르지 않았다. 보통 사람은 거의 90%이상의 산소포화도를 나타내는 것이 정상이었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수액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화상 환자의 대부분은 체액의 손실이 매우 컸기 때문에 대부분 환자에게 보통 사람의 수십 배에 달하는 수액을 공급해주는 것이 보통이었다. 환자의 화상정도를 따져 계산된 양을 주게 되는데 항상 계산된 양이 필요한 양보다 적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진 것은 나중에 안 거였지만 내가 계산해 준 수액의 양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수액의 양이 너무 많아 폐부종이 생겨 혈압이 떨어지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졌던 거였다. 수액을 줄이고 인공호흡기의 모드를 바꾸자 곧 죽을 것 같던 그의 상태가 조금씩 나아졌다.

 

어쩌면 나는 그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곧 나빠질 것임을 미리 단정하고 진단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런 의심 없이 나의 예상이 맞은 것으로 확신했고 그에게 사망선고를 내릴 준비를 했던 것이었다. 그가 살려고 발버둥 치고 있는 동안, 나는 그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잠시 눈을 감았다. 눈꺼풀이 닫혔는데도 눈은 계속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겨우 참았던 울음이 여기저기서 나직하게 터지고 있었다.

 

며칠이 지나자 인공호흡기도 떼고 물을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

 

그는 포크레인 기사였다. 사고를 당한 날은 비번이었던 일요일이었다. 동료가 갑자기 일이 생겨 대신 일을 하다 사고를 당한 거였다. 옆에서 일하던 기중기가 고압선을 건드려 넘어지면서 그의 포크레인에 고압선이 연결된 거였다. 기중기 기사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어쩌면 영원히 장애를 갖고 살지도 모르는 이 불행을 원망할 만도 한데 그는 전혀 그러한 내색을 하지 않았다. 자신의 현실을 누구보다도 잘 받아들이고 있었다. 치료할 때마다 고통을 잘 이겨내는 그가 신기할 정도였다.

 

손가락 몇 개를 잃긴 했지만, 제일 큰 문제는 복부에 생긴 주먹 크기의 구멍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거였다. 결손 부위가 너무 커 대체할 피부도 없었다. 인조피부로 막아 놓으면 터지고 또 막고를 몇 번을 반복했다. 물론 많은 저널도 찾아보고 자문을 구해보기도 했다. 백방으로 알아보는 동안 인조피부 위로 서서히 가피가 생기면서 구멍이 막히기 시작했다.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그것은 신의 축복이라 할 수 있었다. 인조 피부로 인한 합병증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다행히 걱정했던 다른 합병증 없이 복부의 결손 부위가 막히고 생명에 지장을 줄만한 문제는 거의 없었다. 양측 손의 재건수술을 생각할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 4개월만의 일이었다.

 

양측 손의 재건수술을 위해 성형외과로 전과가 되어 그는 다른 병동으로 옮겨졌다. 몇 달이 지난 후에 그가 부인과 함께 외과 병동으로 나를 만나기 위해 찾아왔다. 퇴원을 한다는 거였다. 양측 손은 재건수술을 하기에는 불가능해 절단을 하고 의수족을 한 상태였다. 복부 화상 부위는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좋았다.

 

그가 웃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아직 아무도 모르는데 부인이 임신을 했어요.”라며 조용히 말하는 거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의 무지로 인하여 사라질 수도 있었던 생명이 또 다른 생명을 잉태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내가 사망선고를 할 뻔 했던 사람에게 새로운 생명이 생겼다는 거였다.

 

진흙 속에 핀 연꽃 같은 생명이었다. 웃고 있는 그의 모습이 한없이 행복해 보였다. 상처와 상처 사이에 놓여있는 아름다운 희망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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