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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풍선지몽(風船之夢)

  • 연도2022년
  • 수상은상
  • 이름배선영
  • 소속해맑은소아청소년과의원·소아청소년과

예전에는 가지고 놀 장난감이 마땅찮았다. 그래서 풍선 장수가 마을에 오는 날이면 그의 바스켓에 묶인 수많은 풍선들처럼 동네 아이들의 마음도 덩달아 붕붕 뜨곤 했다. 요즘에는 최신식 장난감에 밀려 풍선을 갈망하는 아이들이 적겠지만 그 시절에는 달랐다. 그거 하나 얻으려면 엄마에게 온갖 아양을 부려야 했고 알랑거리는 솜씨가 서툰 아이들은 막무가내로 조르거나 그것도 여의찮으면 땅바닥을 구르며 떼를 써야 했다.


힘든 협상을 통해 얻은 색색의 풍선들은 가느다란 실에 매달려 낭창하게 하늘거렸고 아이들은 풍선이 하늘 높이 날아갈까 두려워 실 끄트머리로 고리를 만들어 손가락에 끼우기도 하고, 야무지게 주먹을 쥐어 이중 장치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런 애틋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풍선을 잃어 본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혹여 자신이 실을 놓치더라도 풍선이 날아가지 못하도록 실 끝에 돌멩이를 단단히 매달았다.


하지만 소중한 인연일수록 절정의 순간에 헤어지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전날만 해도 탱글탱글 하늘을 향해 튀어 오르던 풍선은 단 하룻밤 만에 탄력을 잃어 흐늘거리기 일쑤였다. 온몸에 찐득한 잿빛 먼지를 묻힌 채, 곧 죽을 짐승처럼 방구석에 늘어져 있는 모양새는 허망하고도 처량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나는 풍선과 잘 놀다가도 어스름한 저녁이 되면 골목길 끝에 서서 풍선과의 생이별을 준비하곤 했다.


풍선 입장에선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받은 셈이니 억울할 수도 있겠다만 다행히 풍선은 늘 말이 없었다. 오히려 천진한 얼굴로 살랑거리는 바람에 내 맘에 묘한 죄책감이 흘렀다. 하지만 그렇다고 온종일 내 친구가 되어준 풍선이 비참한 최후를 맞을 게 뻔한데 그냥 내버려 둘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니 나에게는 독한 마음을 품고서라도 이별을 감행해야 할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


손톱 끝이 허옇게 변하도록 바들바들 실을 잡고 있던 손가락에 가만히 힘을 빼다 보면 어느새 임계점에 도달하게 되고, 그 순간 풍선은 탁하고 하늘로 솟구쳤다. 풍선의 반동에 흠칫한 나는 뒤통수가 등에 닿도록 고개를 젖혀 풍선의 마지막 모습을 배웅했다.


뻥튀기 같던 풍선은 물씬한 살구가 되었다가 어느 순간 달이 되고 별이 되어 반짝였다. 그러다 그 작은 점마저 사라지면 내가 먼저 떠나보냈건만, 괜스레 작은 눈가에 짭짜래한 물이 맺혔다.

하지만 내가 본 풍선은 분명히 상승을 즐기고 있었다. 춤추듯 하늘로 퐁퐁 솟아올랐고 풍선 끝에 매달려 있던 세실도 신나서 나풀거렸다. 그러니 나는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사랑하기에 풍선을 떠나보낸 것이다. 풍선의 마지막 모습이 보기 불편해서가 아니라 오롯이 풍선의 꿈과 행복만을 생각하며.


하지만 사물이 아닌 사람과의 인연에서는 이런 일방적인 변명이 잘 먹히지 않는다. 사소한 오해로 시작된 오랜 벗과의 절교도 그러하고 한때는 나의 전부였으나 이제는 조금씩 내가 더 소중해지기 시작한 연인과의 이별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하늘이 천륜이라는 무거운 말로 묶어 준 가족과의 절연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사람들은 헤어짐을 결정하고 행동에 옮기기까지 자신의 상처가 가장 깊고 아프다며 울부짖기 마련이고, 모진 말과 경멸의 눈빛으로 상대의 가슴을 후벼 파놓고선 엉성한 심리학에 기대어 그때의 사정으로는 어쩔 수 없었다며 자신을 방어하기도 한다. 한때 나도 그러했고 실은 지금도 여전하다.


요즘처럼 인연에 지치고 마음이 상그러울 때면 나는 어릴 적 그 풍선을 떠올린다. 절정의 순간에 내가 풍선을 떠나보낸 것처럼 나를 감고 있는 버거운 인연들이 나를 말없이 놓아줬으면 할 때가 있다. 늙고 지쳐 방구석에서 흐늘거리기 전에 나도 한번 제대로 날아보고 싶으므로. 누구도 책임질 필요 없고 나로 인해 다친 이가 없는지 살펴볼 일 없이 어디를 어떻게 가든 온전히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는 꿈.


하지만 말짱한 어른이 된 나는 알고 있다. 어릴 적 나의 풍선은 달이 되지도 별이 되지도 못했다는 것을. 대기권을 지나 성층권을 향하던 풍선은 모처럼의 해방감에 가슴이 벅차올랐을 테다. 그러나 제어할 수 없이 부풀어 오르는 상태.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신호인지 풍선이 어찌 알았을까.


아무것도 모른 채 팽창 한계 고도에 다다랐을 즈음, 풍선 내부의 압력과 외부 공기층의 압력 사이에 밸런스가 무너지고 결국 풍선은 폭발하고야 만다. 달이 되고 별이 되려면 한참을 더 가야 하는데 말이다.


풍선이 미처 몰랐던 사실은 하나 더 있다. 땅 위에서는 제아무리 날뛰어 보아도 풍선이 본연의 둥근 모습을 유지하도록 중력과 대기압이 적절히 눌러주었기에 답답했을지언정 안전했다는 것을. 하지만 저 높은 곳은 사정이 다르다. 내부의 수많은 공기 입자들이 거칠게 발광하기 시작하면 이를 말려줄 장치가 없다. 그러니 제아무리 질긴 라텍스라 해도 격하게 요동치는 기운을 버텨내기 힘들었으리라.


게다가 자유를 탐닉하다 소멸하는 걸로 극적인 효과를 보려면 그 어떤 오명도 남기지 말았어야 하는데 풍선은 그러지도 못했다. 달과 별을 꿈꾸던 낭만과는 반대로 터진 풍선 조각들은 지상으로 내려와 쓰레기가 되었다. 그것들은 이따금 바다거북의 속을 뒤집어 놓기도 했고 하늘을 나는 갈매기의 발을 옭아매기도 하였으니 악의는 없었겠다만 하늘에 오른 대가를 애꿎은 이들이 치른 셈이다.


그러니 말짱한 어른이라면 더는 하늘을 향해 하늘거리는 풍선을 보고 설레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그 이치를 충분히 알면서도 나는 여전히 비상을 꿈꾼다. 훗날 엉성한 심리학에 기대어 밉상스레 자기변명을 늘어놓을지 몰라도 그래도 자꾸만 나는 턱없는 꿈을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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