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보령의료봉사상
이달의 수상자 소개
보령의료봉사상 이달의 수상자를 소개합니다
최소한의 도리를 할 뿐이다
2007년 제23회 이달의 수상자
김관태 원장
서울외과의원 (경기도 수원시)
연도 | 2007년 |
---|---|
회수 | 제 23회 |
이름 | 김관태 원장 |
소속 | 서울외과의원 |
약력
- 1975.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76. 국립의료원 인턴 수료
1981. 국립의료원 전공의 수료
1981. ~ 1984. 수원성모병원 일반외과 과장
1984. 서울외과 개원
2006. 수원시 보건의료인 공로상 수상
의협신문의 애독자이면서 특히 ‘의사 칭찬 릴레이’와 ‘인술의 길, 사랑의 길’ 기사를 좋아한다는 김 원장은 ‘이렇게 취재된 기사였냐’며 반겨주었으나 ‘기사에서 봤던 분들은 모두 훌륭하시던데 내가 무슨…’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는 기자가 만난 모든 보령의료봉사상 수상자들이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하다. 본인들은 모두들 남보다 하는 일이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 ‘남의 봉사가 커 보이는 것’뿐이다. 취재를 해 보면 모두가 대상을 수상해야 마땅하다.
가장 강력한 설득은 신뢰
올해 초 ‘천사의 집’이라 이름 붙인 노숙인 무료진료센터를 개소한 것도 김관태 원장의 뜻을 듣고 동참해준 지인들 덕분에 가능했다.
“중부경찰서 의료 자문위원이라서 사체검안을 자주 나갔는데, 길에서 얼어 죽는 노숙인들 많더라구요. 의사로서, 크리스천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들을 위한 진료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김 원장의 간곡한 청원으로 교회에서 주차장 한 켠을 내어주었고, 평소 알고 지낸 사업가 한 명이 ‘천사의 집’이라는 간판을 단 이동식 주택을 기부해주었다. ‘컨테이너 박스는 절대 아니다, 엄연한 주택이니 명칭에 조심해달라’며 건축 기자재, 내부 구조와 깔끔함, 그리고 보유한 약품 종류까지 천사의 집을 들여다 보듯 하나하나 설명하는 김 원장의 모습에서 천사의 집에 대한 애정과 기부자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다.
매주 화요일 12시~3시까지 열리는 천사의 집에서는 무료진료뿐 아니라 점심도 제공한다. 이 역시 1년치 식재료비를 기부해준 사람이 있어 가능했다. 2월에 개소했지만 벌써 매주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만 10명이다. 김 원장의 진료를 도와주는 간호사와 약사, 그리고 식사를 준비하고 제공해 주는 이들이다.
“10명만 봉사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기부해준 분들도 동참하고 계신 거죠. 기부하겠다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미 2007년 급식비용은 걱정 없을 만큼 동참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정부 지원 없이 개소가 가능했던 것, 그리고 기부자, 아니 동참자가 점점 더 늘어나는 것은 김 원장의 설득력 있는 언변 때문이 아니다. 1988년부터 18년째 이어오고 있는 그의 의료봉사활동을 보고 쌓아진 신뢰 때문이다.
다시 불러줄 때 가장 큰 보람 느낀다
김관태 원장과 한 선교사의 뜻으로 시작된 작은 봉사 모임이 이제는 양방팀, 한방팀, 레이저 시술팀, 치과팀, 이미용팀 등 5개 팀 30명의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단체가 되었다. 한방팀에서는 약은 처방하지 않고 침만 놓지만 환자들 중 대부분이 어르신들이다 보니 단연 인기다. 티눈이나 사마귀, 검버섯 등을 제거해주는 레이저 시술과 치과 진료는 예약이 필요할 정도. 전체 활동을 총괄하고 양방팀에서 진료를 담당하는 김 원장은 관절염, 신경통, 위장병으로 고생하는 100여 명의 어르신들을 진료하고 온다.
“무료 진료라고 하면 적당히 하는 줄 알고 처음엔 몇 분 안 오세요. 그러다가 한 두 시간 지나서 다녀간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야 많이들 찾아오시죠. 할머니들 중에는 진료가 끝나면 얼마냐고 묻는 분이 많아요. 무료라고 하면 돌아가서 찐 옥수수든 감자든 누룽지든 한 소쿠리를 담아 오시죠. 다녀온 마을에서 다시 와달라고 전화 올 때 보람을 느낍니다.”
한 달에 한 번이라는 건 정기적인 활동만을 포함한 횟수다.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의료봉사 외에도 자연재해로 인한 갑작스런 재해가 발생했을 때는 한 달에 4~5번이라도 짐을 꾸린다. 6명밖에 타지 못하는 경비행기를 타고 낙도를 찾기도 했으며,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의 해외의료봉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버스 두 대로 움직이는 게 바람
“지금은 버스 한 대로 움직이지만 언젠가는 검진 차량 한 대를 늘려 두 대로 움직이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치료 중심에서 나아가 엑스레이나 혈액검사 등의 검진까지 포함되어 체계적인 진료가 가능하도록 말이죠.”
노숙인 진료에서도 욕심은 마찬가지. 김 원장의 부탁으로 지역 병원에서 1년에 두 번 노숙인 검진을 지원해 주기로 했지만 의심되는 질환이 있더라도 한 두 명의 검진을 따로 부탁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봄에 노숙인 75명을 대상으로 결핵 검사를 해 보니 11명에게서 결핵이 발견되었습니다. 2명은 심각한 상황이라 요양소에 보내야 할 정도였죠. 간기능 검사를 해 보니 60명 중 11명에게서 병변이 발견되었구요. 이런 실정이다 보니 자체 검진 장비를 갖추는 게 제 욕심입니다.”
김 원장에 대한 지역 사회의 신뢰가 더 쌓아지고 동참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 버스 두 대로 움직이는, 또 천사의 집에서 검진까지 가능하게 되는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