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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내 아내는 사모님

  • 연도2009년
  • 수상은상
  • 이름조광욱
  • 소속부천 성가병원 신경외과

내 아내는 사모님이다. 내가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남편이기 때문에 내 아내는 누군가에게 사모님이라고 불린다. 내 아내를 사모님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내 아내는 명품백을 한 손에 들고 예쁘게 치장을 하고 교양 있어 보이려고 애쓰고 그야말로 세월 좋아 보이는 드라마 속 의사사모님일 지도 모른다.

나는 의사다. 어린 시절부터 하얀 가운의 의사들을 보면 멋있고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의 꿈을 간직한 채 공부를 했고 의대를 갔다. 낭만과 치열함이 공존한 의대!! 매 시험기간마다 의대는 고3수험생 못지 않은 치열함과 광기에 사로잡혔다. 그 광기 어린 터널의 끝에 나는 하얀 가운을 걸치는, 어린 시절 그 멋있던 의사가 되었다.

정말 멋있기만 할 줄 알았던 의사의 삶은 정상적인 삶을 할 수 없는 아주 고단한 과정이었다. 책에서만 배웠던 지식을 환자에 맞춰 적용할 줄 알아야 했고, 그래서 또 다시 공부해야했고 매일 반복되는 샘플링 드레싱 등 매일 해야 하는 업무가 산더미 같았고 환자가 나빠지거나 응급상황이 터지기 일쑤였다. 거의 매달 각 과를 돌아야 하기 때문에 적응할만 하면 또 다른 과에 적응해야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매일 씻는 것도, 하루 한 시간을 다리 뻗고 자기도 힘들었다. 쇼파에서 간간히 쪽잠을 자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나는 아직도 벽을 보면서 쪼그리고 자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그 고된 인턴생활을 하며 어떤 과를 택해야 내가 수월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모두가 힘들다고 기피하는 신경외과를 택했다. 매스 하나에 생사의 희비가 엇갈리는 과가 바로 외과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의료분쟁이 많아지면서 오롯이 의사 개인이 모든 짐이 짊어지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짐을 덜어 줄 만한  제도적 장치나 의사개인에 대한 경제적인 보상도 없는 상황에서 외과 계통 의사 지원율은 한 해 한 해 줄어들고 있다. 외과 중에서도 성격 괴팍한 사람들만 모인다는 속설을 유지하고 있는 신경외과!! 신경 하나만 혈관 하나만 잘못 건들 여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과의 특성상 신경외과 의사들은 언제나 신경을 곤두세우고 살아간다. 그래서 그 불미스러운 속설을 유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는 칼 한번 잡아봐야 한다는, 의사라면 생명과 직결되는 심장이나 뇌 정도를 쥐었다 폈다 해야 하지 않겠냐는 나의 신념 때문에 나는 신경외과를 택했다. 나는 언제든 응급수술이 터질지 몰라 전화기를 놓을 수 없는, 한번 수술 들어가면 서너 시간은 기본인 힘들고도 고단한 신경외과 의사라는 험난하고도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

그래, 정말 힘들다, 고단하다.

그래도 나는.. 뇌졸중으로 언제 저 세상으로 갈지 모르는 사람이 깨어나고, 마비로 평생 불구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정상적으로 걷고 퇴원하는 모습을 보면 나 스스로 어느 누구보다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소명을 가지고 힘듦과 고단함을 이겨낼 수 있다.

하지만, 내 아내는…

아이들이 자고 나면 퇴근하고 일어나기 전에 새벽같이 출근하는 아빠, 주말에도 수술과 학회 등으로 자주 자리를 비우는 아빠를 둔 아이들의 아빠 노릇까지 해야 하는 내 아내는 늘 외롭고 힘들다.

첫아이를 낳을 때에도 아빠가 같이 하며 탯줄도 잘라주는 요즘 시대의 가족적인 분만분위기를 꿈꾸며 가족분만실에서 남편만 기다리다가 홀로 첫 아들을 낳아야 했고, 주말부부시절에는 20개월 차이밖에 나지 않는 두 아들을 혼자 키워내느라 나날이 수척해졌다. 수련의 시절부터 군의관 시절까지 도시근로자 평균 월급에도 미치지 않는 박봉으로 두 아이를 키우며 살림해야 했던 아내는 억척스럽기까지 했다. 천기저귀를 삶아 빨아대고 일회용 기저귀도 소변이 묻지 않는 부분은 잘라서 덧대어 다시 썼고, 아이들 머리도 손수 바리깡으로 잘라주며 본인도 미용실에 가본지가 몇 년인지 모르고 그렇게 살아갔다. 그랬던 아내가 힘들다고 투정을 부려도 내가 힘들어서, 내 삶에 여유가 없어서 아내의 투정까지 받아줄 수 있는 아량을 그때는 배풀지 못했었다. 그냥 모든 아내가 모든 이 세상의 엄마들이 다 그렇게 살아가는 줄 알았다. 유독 왜 너만 힘들다고 투정이냐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건 정말 그래서가 아니라 나도 힘들다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어서였을 것이다.

무쇠를 뜨거운 불에 넣고 두드리고 오랜 시간의 공을 들이면 단단한 연장을 만들 수 있듯이 우리의 힘든 시간은 무쇠처럼 때로는 불로 달궈지고 때로는 두드려 맞은 것처럼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무뎌지고 단단해져 갔다.

지금은 아이들이 많이 자랐고, 아내도 이젠 시간 없고 힘든 남편에게 적응이 되어버렸다. 왜 이렇게 늦냐는 전화도, 왜 아이들과 놀아주지도 않냐는 불만도, 왜 집에만 오면 잠만 자냐는 투정도 이젠 들어보고 싶어도 들을 수가 없다.

내가 밤새 수술하고 와서 자고 있는 주말이면 아내는 아이들이 아빠의 숙면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용히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자전거를 타고 내가 일어날 시간이 될 즈음 들어와서는 또 밥을 짓는다. 주말에 다른 아내들처럼 놀이동산에 가자고, 체험전에 가자고 조르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런 곳에서 쪼그리고 앉아 졸고 있는 남편들을 보면 평일에도 힘들 텐데 주말까지 끌려와서 힘들어 하니 참으로 불쌍하다고 말한다. 아내는 그렇게 바쁘고 힘든 남편을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시작했고 투정과 불만이 이젠 모두 배려가 되어버렸다. 투정을 해도 불만을 이야기 해도 신경외과 남편을 둔 이상 아무것도 달라질 수 없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다만 아내는 딱 한가지를 아쉬워한다. 아내인 본인은 남편과 같이 하는 시간이 없어도 참
수 있지만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없어서 아빠의 존재감이 없다는 점이다.큰 아이가 유치원에서 가족그림을 그렸는데 아빠는 거기에 없었다는 것이다. 늘 아빠 없이 엄마와 동생 이렇게 셋이서 생활하는 날이 많은 아이에게 가족은 아빠, 엄마, 동생이 아닌 엄마와 동생이었다. 그 그림을 보는 순간 아내의 가슴이 짠했다고 한다. 작은 녀석도 아빠가 항상 일요일에만 오는 사람인 줄 안다고 한다. 자신들이 깨어있을 때 아빠를 볼 수 있는 건 주말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말을 전하면서 아내는 아이들에게 아빠의 빈자리가 크다며 걱정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도, 그래서 엄마가 아빠 몫까지 해야 한다는 것도 아내도 알고 있다.

아이들이 가끔 묻는다. 아빠는 왜 안오냐고 어디에 있냐고…그러면 아내는 대답한다. 아빠는 병원에 있고 아빠가 있어야 죽어가는 사람을 치료해서 살릴 수 있다고 그래서 아빠가 집에 없어도 우리가 이해해야 한다고…아빠는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 우리가 아빠를 환자들에게 양보한 거라고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살려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의사들, 그들을 남편으로 둔 이 세상에 모든 아내는 사모님이다. 남편이 바쁘고 힘들다는 것을 늘 이해하고 생각할 사(?)모님, 남편이 언제 집에 올지 늘 기다릴 사(俟)모님, 남편이 시간이 없어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해주지 못해도 늘 용서할 사(赦)모님!!

그래서 내 아내는 사모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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