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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어느 노부부의 사랑

  • 연도2017년
  • 수상동상
  • 이름이수영
  • 소속화순전남대병원 외과
“그러니까, 살아나실 수도 있다는 거죠?”
순간 귀를 의심했다. 내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니겠지? 절대 그럴 리가 없다. 사위가 고요한 수술장 보호자 상담실에서 보호자의 말 한 마디 잘못 알아들을 정도로 내 청력이 나쁘지는 않다. 분명히, 환자의 아내는, 환자가 살아날 수도 있느냐고 물었다. ‘도’에 방점이 찍혔다. 조사 하나에 이토록 많은 의미를 함축할 수 있다니. 기어이 살려내고야 말았느냐는 원망의 눈초리가 둘 곳을 잃고 헤매는 내 동공을 향해 쏟아졌다. 잠시 정신을 가다듬고, 부디 내가 과도하게 넘겨짚은 것이기를 빌며 말했다.

“네, 수술은 어려웠지만 결과적으로 잘 끝났습니다. 문제가 된 대장을 모두 절제했고 수술 중 상태도 비교적 안정적이셔서, 아마도 잘 회복하실 가능성이 더 높을 것 같습니다.”

그랬다. 수술은 정말 어려웠다. 에스상결장의 종괴가 맹장까지 침범하면서 대장 전체가 꼬아 놓은 풍선마냥 터지기 직전까지 늘어나 있는 상황이었다. 손가락만 갖다 대어도 바늘로 찌른 것처럼 터져 버릴 것 같은 장을 조심스레 움직여 가며 잘라내고 이어주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두어 시간이면 끝나리라 예상한 수술은 어느덧 시작한 지 세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다행히도 별 탈없이 수술이 끝나 약간의 우쭐함을 등에 업고 보호자와 마주한 상담실에서, 나는 여느 때와는 다른 분위기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었다.

“네……알겠습니다.”

좋아지실 것 같다는, 내가 당신들의 남편 혹은 아버지인 사람의 생명을 살렸다는 그 말 한 마디에, 환자의 아내와 자식들은 짙은 한숨을 내쉬며 상담실을 빠져나갔다. 덜컥, 닫혀버린 상담실의 문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혼신의 힘을 다한 수술을 끝마친 뒤라 수고하셨다는 말 한 마디 정도는 충분히 들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 참에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을 당하고 나니 감정을 정리하는데 한참 시간이 걸렸다. 뒤늦게 분노가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대체 나는 무엇 때문에 이 고생을 해서 환자를 살려 놓은 것인가.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어찌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어찌하여.

수술 다음 날, 환자의 병실로 들어서는 발걸음은 무겁기 짝이 없었다. 수술이 잘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는 자리에서 접했던 실망의 그림자가 병실에도 드리워져 있을까 두려웠다. 차라리 간병인이 있기를 마음 속으로 간절히 빌었지만 바람이 무색하게도 환자의 아내는 환자 곁을 지키고 있었다.

“좀 어떠세요?”
난 분명히 환자의 상태가 안녕한지를 물었다.
“말해 뭐해. 지긋지긋하지 뭘.”
“……네?”
“지긋지긋하다고요. 제 몸뚱이 하나 가누지도 못하는데 남편은 무슨 남편이야 그래.”

7년째 치매를 앓고 있는 데다 4년 전 뇌졸중이 온 후로는 거동을 거의 하지 못하고 집에 누워서 하루를 보내는 68세의 남자 환자. 그리고 7년째 이 환자를 간병하고 있는 아내. 이들의 일상이 어떠한지는 충분히 상상이 가고도 남았다. 할 말이 많았는지 아내가 이런저런 넋두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말려들면 안 되겠다 싶어 얼른 끼어들었다.

“아이고, 많이 힘드시겠어요.”
“에휴, 이골이 났지요, 뭘.”

아내는, 예의 그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제보다는 아내의 얼굴이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

환자의 회복력은 놀라웠다. 언제 그랬냐는 듯 수술 후 일주일이 되자 퇴원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되어 있었다. 꼬박 일주일을, 아내는 남편의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았다. 세안이나 기저귀 교환 등 기본적인 것은 물론이고 욕창 예방을 위한 체위변경이나 가래 배출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어찌나 꼼꼼히 챙기는지 담당 간호사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일주일 째 되던 날, 회진 중에 짐짓 웃으며 말했다.

“아내 분께서 정성스레 간호를 해 주셔서 빨리 좋아지셨나 봐요.”
“정성은 무슨. 나 말고 할 사람이 없으니 죽지 못해 하는 거지.”

퉁명스러운 대답과는 달리, 환자의 얼굴을 수건으로 닦아주고 있는 아내의 손길은 부드럽고 따뜻하기만 했다.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 40년 이상을 같이 부대끼며 지낸 부부의 사랑은 결혼 7년차인 내가 미루어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 미묘한 것이었나 보다. 애증이라는 단어에 담긴 미움의 뉘앙스보다는 사랑에 좀 더 가까운, 애증과 사랑의 중간 어디쯤이라고 표현하면 비슷할까. 환자도 지치고 보호자도 지치는 수 년간의 간병생활, 그 끝에 찾아온 대장암이라는 낯선 손님. 그래, 차라리 이 참에 콱 죽어버리는 게 당신한테나 나한테나 더 낫겠소. 그렇게 생각하셨겠지. 하지만 막상 환자가 수술을 이겨내지 못하고 돌아가시기라도 했다면 분명 아내는 장례식장이 떠나가라 목놓아 곡을 하셨을 게다. 환자의 다리를 열심히 주무르고 있는 아내의 쭈글쭈글한 손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내일 퇴원하셔도 되겠다고 말하고 돌아서려는 찰나, 환자의 아내가 말했다.
“어찌되었든, 고마워요. 내 이 말을 못했네.”
‘저, 잘 한 거 맞지요? 그렇지요?’
속으로 중얼거리며, 아내를 향해 미소를 지어 주었다. 아내가 처음으로 환하게 웃었다. 그것은 분명,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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