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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운명적 만남

  • 연도2018년
  • 수상동상
  • 이름장석창
  • 소속부산탑비뇨의학과의원

25년 전 겨울은 유난히 길고도 추웠다. 겨울의 기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은 3월 초, 나는 충주 소재 H병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음성 IC를 지나 국도를 달리면서 눈에 들어온 앙상한 나뭇가지들은 내 마음을 더욱 을씨년스럽게 했다. 차창을 때리던 세찬 봄바람이 내 망각의 샘을 자극했다. 잊고 싶었던 지난 연말의 기억을.


전쟁과도 같았던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막 잠이 들었던 새벽 4시 경, 신경외과 병동에서 호출이 왔다. 오후 수술예정인 환자가 상부 위장관 출혈을 한다는 것이다. 급히 환자에게로 달려갔다. 환자에게 위장관 튜브를 삽입하니 시뻘건 피가 배출되었다. 즉시 차가운 생리식염수로 위세척을 시행했다. 그러기를 몇십 분. 위장관 튜브를통해서 배출되던 생리 식염수가 차츰 맑아졌다. 그 때까지 환자의 의식은 명료했고, 다른 소견도 정상이었다. 시간을 보니 새벽 5시. 전공의 초년차로 당직을 서고 있던 내가 더 이상 해줄 것은 없었다. 곧 선배들이 출근할 것이기에 그 때까지는 문제가없을 것 같았다. 좀 더 눈을 붙이러 의국으로 돌아갔다. 침대에 누워 환자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았다.


환자는 일주일 전에 입원한 30대 초반의 남성이었다. 병명은 Von Hippel-Lindau증후군.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희귀병으로 중추신경계, 신장, 췌장 등에 종양이 다발성으로 발생한다. 환자는 소뇌와 연수 주위에 발생한 다발성 혈관종에 의한 수두증(水頭症)으로 뇌압이 상승된 상태였다. 근치적 수술은 불가능하기에 우선 뇌실복강단락술을 실시하여 뇌압을 하강시키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입원 중 환자 옆에는 늘 그의 어머니가 있었다. 그녀는 큰 눈을 부라리면서 항상 짜증스러운 표정이었다. 특히 전공의 초년차인 나를 보는 눈빛은 불신 그 자체였다. 내가 환자에 대해 질문을 하면 ‘네가 뭘 알겠니?’ 하는 표정을 지으며 건성으로 대답하곤 했다. 큰 아들 역시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나 아직은 초기였다. 영문도 모르고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도 같은 원인이었을 것이다. 가족들의 기막힌 운명에 대해 어느 정도 순응을 하다가도 한편에서 솟구쳐오르는 의료진들에 대한 분노를 만만한 나에게 표현하고 있는 듯했다.


새벽 6시경 다시 병실에서 호출이 왔다. 환자의 의식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환자를 보니 이미 혼수상태였다. 양측 동공은 확대되어 있었고, 빛을 비춰도 반응이 미약했다. 호흡도 불안정했다. 기도 확보를 위해 급히 기관 내 삽관을 하고,중환자실로 옮긴 후 뇌압 강하제를 투여하고 인공호흡기를 달았다.


상부 위장관 출혈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누구도 환자의 상태가 이렇게 급격히 나빠질 줄은 몰랐다. 간밤의 환자 상태에 대하여 보고하고 담당 교수님의 답을 기다렸다. 의외로 담담하셨다. 


“차라리 수술 전에 이런 일이 생겨서 다행이야. 수술은 취소하도록 하지. 만약 수술중이나 후에 생겼다면….”


중환자실에서의 집중 치료에도 그의 확장된 동공은 줄어들지 않았다. 눈을 부릅뜨 듯 활짝 열린 동공은 얄궂은 운명에 대한 원망과 한탄의 표출이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몸은 더 이상 모든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뇌사 상태가 되었다. 이틀 후 그의 심장도 멈췄다.


이상하게도 보호자들의 분노는 모두 나에게 쏠려 있었다. 그의 시신을 영안실로 옮기던 중, 환자 어머니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여왔다.


"내 아들 ??야.”


그녀는 시신을 영안실로 옮기지 못하게 하고 내 이름을 부르면서 살려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시신이 영안실로 옮겨진 후에도 나는 보호자들을 피해 한동안 중환자실에 머물러 있었다. 얼마 후 그들은 의료사고로 나를 경찰서에 고소했고, 나는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다.


내 능력으로는 어찌 할 수 없었던 일, 내 권한 밖의 일에 대해 모든 책임을 내가 뒤집어쓰는 현실에 나는 좌절해야 했다. 신이 정해놓은 그의 운명 앞에 불쑥 나타난 나는 이에 분노하여 마지막으로 울분을 터트리는 대상이 되었을 뿐이다. 죽음의 길로 곧장 달려가던 그의 발에 무심히 차인 하찮은 돌멩이에 불과하지 않았던가. 다시는 그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훌훌 털어버리고 떠났다.


상념 중에 차는 어느덧 충주 H병원에 도착했다. 한동안 쉬었던 나는 우연한 기회에소개를 받고 기분전환도 할 겸해서 일하기로 했다. 원장님은 신경외과 제 5호 전문의인 칠순의 ‘김??’ 박사다. 원장님을 보조하면서 진료를 보던 중 한 환자를 만났다.


환자는 이제 스물을 갓 넘긴 청년이었다. 폐결핵으로 내과에서 항결핵제 치료를 받고 있던 중 의식이 기면상태로 나빠져서 입원하였다. 뇌 CT촬영을 해보니 결핵성 뇌수막염에 의한 수두증이 의심되었다. 상태를 지켜보던 중 환자의 의식이 혼미상

태로 더 나빠졌다.

“장 선생, 이 환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뇌압을 감소시키기 위해 뇌실외배액술을 빨리 시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장비가 있으면 제가 할 수 있습니다.”


“그래? 그럼 자네가 맡아서 해보게.”


순간 작년 말의 환자가 뇌리를 스쳐갔다. ‘아차! 괜히 나섰다’ 싶었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 투박한 손. 환자의 아버지는 한 눈에 봐도 전형적인 60대 농부였다. 막내아들의 악화된 병세에 얼굴의 주름이 더 깊어진 듯했다. 전혀 배우지 못한 그에게 환자 상태에 대한 의학적 설명은 정말 어려웠다. 아니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선생님, 아들을 꼭 살려주세유.”막무가내로 애원하는 느릿한 충청도 사투리에는 애틋한 부정이 듬뿍 담겨져 있었다. 그는 연로한 원장님보다 나를 더 신뢰하는 것 같았다. 


바로 뇌실외배액술을 실시했다. 바늘로 환자의 뇌를 찌르려는 순간, 서로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빛은 흐릿했지만 느낌은 강렬했다. 그것은 삶에 대한 열망이었다. 나는 잠시 기도하는 마음이 되었다. 배액관을 연결하자 결핵균에 오염된 뇌척수액이 흘러나오고 환자의 의식 상태는 몰라보게 좋아졌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처치에 불과했다. 빠른 시간 내에 뇌실복강단락술을 실시해야 했다. 원장님은 이 수술 또한 나에게 맡기셨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환자의 상태는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환자와 가벼운 담 소도 가능해졌고, 보호자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뿌듯했다. 그런데 수술 후 10일 정도 지나니 환자의 의식이 다시 나빠지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웠다.급히 뇌 CT촬영을 해보니 좌 측뇌실에 재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원장님께 말씀드리고 환자 아버지에게 동의를 구했다.


“처음부터 양쪽에 전부 하시지….”


다소 원망의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았다.


시간은 흐르고 원장님 대신 외래를 보던 중이었다. 한 청년이 환한 미소를 띠며 진료실에 들어왔다. 바로 그 청년이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퇴원 후 두 달째의 내원이었다. 입원 중 힘없이 축 늘어져있던 그가 아니었다. 살이 제법 오른 얼굴에는 생기가 넘쳐흘렀다. 왠지 그가 낯설게 보였다. 나는 그가 웃는얼굴을 이날 처음 보았다. 그것은 다시 찾은 삶에 대한 기쁨과 감사의 미소였다. 옆에 서 있던 그의 아버지도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기뻐하는 이들 부자의 모습에 가슴속 깊이 응어리로 남아있던 지난 연말의 기억도 차츰 희미해져 갔다.


의업에 종사한 이후 치유를 포기했던 환자가 기적적으로 살아나는 것도, 회복을 확신했던 환자가 불가사의하게 죽어가는 것도 보아왔다. 어쩌면 의사는 신의 섭리에 따라 이미 정해진 길을 가고 있는 한 인간의 인생 드라마에 잠시 등장하는 비중 없는 조연일지도 모른다. 노련한 의사를 만났지만 죽어갔던지, 풋내기 의사를 만났지만 살아났던지, 이 모두 한 개인에게 운명적으로 정해진 드라마의 한 장면이 아니었을까?


생사기로(生死岐路)에 선 시골청년과 실의에 빠진 청년의사의 운명적 만남. 20대 두 청년은 이렇게 만나서 서로의 아픔을 치유해주었다. 서로에게 주치의였던 셈이다.현재 나는 비뇨의학과 개원의로 나름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날 진료실에서 본 그의 미소가 이후 내가 방황을 끝내고 의업에 정진하는데 디딤돌이 되었으리라. 


충주의 청년이 건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금쯤 40대 중반의 중년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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