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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희비(喜悲)의 진통실 앞에서

  • 연도2019년
  • 수상은상
  • 이름홍유미
  • 소속전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아직 풋내기 의사지만 대학병원 산부인과에서 3년째 근무하면서 나도 모르게 생긴 습관이 있다. 임신을 원하는 여자와 임신을 원하지 않는 여자. 내게 모든 가임기(可任期) 여성은 이 둘로 나뉘며, 언젠가부터 나는 이를 기준으로 그녀들을 만나고 상대한다.


사람들이 병원을 찾을 때는 본인이 환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술은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병원에서 이 당연한 룰이 유일하게 예외인 곳이 바로 산부인과이다. 산부인과, 특히 산과(産科)를 찾는 이유는 환자가 아니라 산모이기 때문이며, 그래서 그녀들에게 수술, 제왕절개술 혹은 분만은 기다림의 대상이다. 이 유일한 아이러니함이 내가 산부인과 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한 가장 큰 동기이자 이유이다. 그렇게 산모들의 웃음소리로 행복한 아침을 맞을 것이라 믿었던 나의 바보 같던 기대와 달리, 나는 대부분의 날들을 진통실 앞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신음소리로 밤을 맞는다.


그날 밤도 어김없이 두 명의 산모가 분만실로 전원(轉院)되었다. 나는 그렇게 그녀들을 처음 만났고, 나만의 이분법적인 사고로 재빨리 그녀들을 분류했다. 둘다 만삭의 산모였고, 한 명은 임신을 원하는 여자였고 다른 한 명은 임신을 원하지 않은 여자였으나, 둘 다 분만을 해야 하는 상황은 같았기에 나는 그녀들을 모두 진통실로 입원시켰다. 그녀들은 그렇게 같은 날 같은 방, 진통실 커튼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누웠다.


1번 진통실에 눕게 된 여자는 10대 후반, 진통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듯한 앳된 얼굴의 고등학생인 그녀는 아이 아빠가 누구인지도 기억하지 못하였다. 원치 않는 임신이었지만, 이미 자궁경부가 8cm 가량 열려 분만을 진행해야 했고, 본격적인 진통이 시작됨과 동시에 그렇게 그녀의 신음소리가 1번 진통실 밖으로 울려 퍼졌다.


2번 진통실에 눕게 된 여자는 40대 초반, 수 차례의 시험관 시술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복수와 흉수가 차 생명이 위독할 정도의 고비를 여러 번 넘긴 뒤 힘들게 얻은 첫 아이였다. 어제 오늘 감소된 태동을 주소로 병원을 내원한 그녀의 진단명은 임신 중독증이었고, 안타깝게도 태아의 심박동은 측정되지 않았다. 즉, 아이는 이미 엄마 뱃속에서 사산된 상태였다. 불길한 예감은 늘 틀리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도 잠깐, 그녀의 애 닳은 흐느낌이 2번 진통실 밖으로 새어 나왔다.


아이가 사산되었다는 충격에서 허우적거리는 그녀에게 나는 다시 한번 비수(匕首)를 꼽는다. 내가 산부인과 의사로서 제일 피하고 싶은 순간이다. 단번에 최대한 빨리 이 악몽 같은 순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나는 그녀에게 수술적 방법으로 오늘 밤 바로 이 악몽에서 깨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며 앞으로 더 험한 시간들이 남았음을 예고한다.


이젠 이미 떠난 태아의 건강보다는 산모의 건강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번 아이에 대한 죄스러움과 미안함을 얼른 거두고 다음 임신, 다음 아이를 생각해야 하지 않겠냐는 이유로, 나는 그녀에게 사산된 아이이지만 정상 분만과정과 똑같이 수시간의 진통을 감내한 뒤 분만해야 한다는 하나뿐인 선택지를 제시한다. 그렇게 그녀의 신음소리가 2번 진통실 밖으로 울려 퍼졌다.


그렇게 나는 1, 2번 진통실 바로 맞은 편 스테이션에 앉아 기구한 두 여성의 서로 다른 신음소리를 들으며 밤을 맞는다. 지친 업무에 꾸벅꾸벅 졸다 문득, 커튼 하나 사이로 너무 다른 운명 앞에 놓인 두 산모의, 태어날 두 아이의 인생을 이렇게 엇갈리게 만든 세상 모든 신들을 원망했다. 그도 잠시,


예상대로 1번 진통실의 진행속도가 빨랐다. 내진 후 그녀는 곧장 분만대로 옮겨졌고, 태어날 아이의 예견된 고된 앞날과 정반대로 그녀의 분만과정은 모든 것이 너무도 순조로웠다. 경부 진행도 빨랐고, 무탈하게 태아와 태반 모두 만출되었다. 그렇게 아이 아빠도, 부모도, 지키는 이 하나 없이 쓸쓸히 진행된 분만이었지만, 아이는 보란 듯이 너무 예쁜 모습으로 청명한 첫 울음소리를 내었다.


분만 후 간호사는 신생아 몸에 묻은 태지, 양수 등을 제거하고 체온을 유지시켜 줄모자를 씌우는 등의 간단한 처치를 마친 뒤, 갓 태어난 아이가 엄마의 모유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산모 가슴팍으로 아이를 옮겼다. 그러나 그녀는 친모가 맞나 싶을 정도로 쌀쌀하고 모질게 아이로부터 얼굴을 돌렸다.


곧이어 2번 진통실 소리가 예사롭지 않아 뛰어들어갔다. 무기력하게 그녀의 곁을 지킬 수밖에 없는 남편을 진통실 밖으로 내보낸 뒤, 막 정리를 마친 분만대로 그녀를 옮겼다. 사산된 아이의 분만과정은 촉진제를 투여해도 진통이 쉽사리 오지 않을 뿐더러 태반 만출도 위험하고 어렵다. 앞선 분만과 달리 그녀의 분만은 예상대로 너무도 길었고, 힘들었다. 뱃속에서 사산된 시간이 꽤 되었는지 아이는 엄마가 상상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형태를 띄고 있었다. 오랫동안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파랗게 질려 있었고, 감소된 양수에 온몸이 눌려 머리, 사지 등이 기형적으로 변해 있었다.


그녀는 아이 모습을 한번만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간호사는 아이를 서둘러 포에 싼 뒤 분만장을 잽싸게 빠져나간다. 모질고 잔인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의료인이 아니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망가져버린 아이의 모습을 본 뒤 산모가 받을 충격과 모자지간(母子之間)의 애착형성 등을 막기 위해서다.


이런 밤이면 ‘하느님 참 모지시다’라는 원망이 다시 한번 마음을 훑는다. 임신하고자 목숨까지 걸고 힘들게 가진 아이는 안타깝게도 상당수가 조산아 혹은 사산아가 되어 평생 엄마에게 지울 수 없는 멍에를 남긴다. 반면 강간 혹은 한번의 실수로 생긴 아이는 엄마가 임신 중 흡연을 했을지라도, 음주를 했을지라도 대부분 건강하게 만삭아로 태어나 평생 엄마에게 지울 수 없는 후회를 남긴다.


이들의 운명이 선명히 대조되는 오늘 밤 이 분만이 두 산모, 두 아이 모두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잡념도 잠시,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임신을 원하는 여자, 혹은 원하지 않는 여자들을 새로이 만나며, 산모들의 신음소리와 신생아 울음소리가 뒤섞인 진통실 앞에서 밤을 지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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