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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1프로(1%)

  • 연도2019년
  • 수상은상
  • 이름김지선
  • 소속맘편한내과의원 가정의학과

에디슨이 말했다.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노력하면 에디슨 같은 천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어왔다. 그러나 최근에 나온 자료에 의하면 그 당시 에디슨은 자기가 한 말이 이렇게 해석되는 것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고 한다. 일반 사람들과 나의 차이는 1%의 영감의 있고 없고의 차이다. 누구나 노력을 하면 천재가 되기 위한 99%는 얻을 수 있으나 그 1%의 영감은 얻기 쉽지 않다. 그 1%의 부족이 타인과 나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우리의 인생도 그러하다. 99% 열심히 살아왔어도 한순간의 실수로 인생이 뒤바뀌기도 하고 중요치 않게 생각했던 어느 조그만 한 포인트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결정하기도 한다. 99도의 그래도 어느 정도 평온했던 삶이 어떤 1도가 더해져서 물이 끓어버리는 인생의 격동기를 맞이할 수도 있고, 희망이 없을 것 같은 -1도의 그런 지지부지한 삶에 어떤 1도가 더해지면 주변의 얼음이 녹아버리는 삶 속에서 새로운 기대를 꿈꿀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삶은 그 1%로 결정되고 유지되어진다.


2015년 9월, 나는 13년 동안 가꾸어왔던 조그만 병원을 정리하고 있었다. 평생의 직장이 되어줄 것 같았던 조그만 의원은 개업한 지 13년이 되던 해 그 지역전체가 재개발이 되면서 이달 말이면 문을 닫아야 했고, 그날은 폐업시점까지 1~2주 정도 남아있을 때였다. 이미 다른 주변의 병원과 의원들은 모두 다른 개원지역을 찾아 떠나 비어있는 상태였고, 나는 여러 가지 이유로 당분간 일을 쉴 생각이었기에 마음 편하게 이 지역 주민들이 다 이주할 때까지 함께 하겠다는 포장 좋은 말을 앞세우며 마지막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한 때 앉을 자리가 없이 미어터지던 대기실은 그런 순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하루하루 비어져갔고, 자주 홀로 뎅그라니 놓여져 있는 대기실의 소파들은 그간의 고생의 시간을 말해주듯 훈장처럼 여러 흔적을 품고 있었다. 대기실의 여러 판넬들, 받았던 상들, 처음 개업 시부터 있었던 병원 여러 비품들……. 그동안 이렇게 둘러 볼 여유도 없이 진료 시작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바쁘게 지냈는데 이제 이렇게 둘러보니 개업 초의 여러 순간들이 떠올랐다.


가장 큰 차이는… 그 때는 엄마가 계셨는데 지금은 안계시다. 나는 2주 전에 엄마를 보내드렸다. 마음이 채 정리가 되지도 않았지만 누구에게 맡길 수 없는 일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마음도 추스르지 못하고 나와서 병원 정리를 하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때 폐업은 나에게 일종의 호재였다. 나쁜 일은 항상 한꺼번에 찾아온다고……. 강제로 폐업을 하는 상황이 아니었으면 어차피 그 당시 나는 병원을 더 꾸릴 마음의 여유가 남아있지 않았기에 다른 사람에게 병원을 넘기고라도 병원과 관련된 일로부터 멀어지고 싶었던 때였다.


소중한 가족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나에 대한 냉소와 내 직업에 대한 시니컬한 생각으로 13년간 꾸려온 병원을 정리하면서도 생각보다 서운하거나 예상만큼 아쉽지 않았다. 무덤덤한 태도로 단골 환자들과 인사하고 배웅했다. 그동안의 진료내역을 정리해서 주면서 때때로 만감이 교차하기도 했지만 다시 건조한 마음으로 돌아오기에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고, 환자들도 다른 데로 이사가야 하는 분주함과 불안함으로 우리는 각자 재개발과 병원 폐업에 대한 서로의 아쉬움을 형식적으로 나누고 있었다. 아쉽고 슬픈 감정을 길게 나누지는 못하는 서로의 사정들이 있었다. 이제 거의 다 정리가 되어가고 텅 빈 내 마음처럼 병원도 하루하루 텅 비어가고 있을 즈음 그 분이 오셨다. 이?? 할머니….


때때로 예방접종이나 수액영양제를 깎아 달라고 떼를 쓰시고, 수납을 안하고도 하셨다고 큰소리치기도 하시고, 이것만 받으라 하면서 진료비를 반만 내고 가기도 하시고……. 그렇게 소리치시고 더 이상 오시지 않을 것 같던 할머니의 방문이 그 뒤로 계속 지속되면서 어느 순간 할머니는 우리 병원을 내 단골 병원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셨다. 직원들은 “그 할머니 오셨어요”, “오늘 또… 그러세요” 나한테 미리 알려야 할 의무인 양 할머니가 오실 때마다 진료실로 메시지를 넣어주곤 했고, 할머니가 그러실 때마다 직원들과 나는 어느 정도 체념하며 그냥 고개를 가로로 절레절레 흔들던 막무가내의 강적의 할머니셨다.


이제 이 할머니와도 마지막 만남이었다. 마지막은 항상 이전의 껄끄러운 감정을 미화시키고, 모든 것을 다 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감정을 품게 한다.


오늘은 그냥 우기시면 남아있는 영양제 중 제일 좋은 것을 무료로 놔드릴 각오(?)도 하고 있었다. 큰소리 칠 준비를 하시며 항상 전투태세로 들어오시던 할머니가 오늘은 힘없는 표정으로 들어오신다.


“이제 진짜 문 닫는다며…….”


나는 그냥 미소만 짓는다.


“오늘 마지막인데… 약 좀 여유있게 드릴게요. 그동안 다른 좋은 병원 찾으셔서….”


얘기가 채 다 끝나기도 전에 할머니는 속치마 속에서 꼬깃꼬깃 뭉친 돈 2만원을 꺼내시며 “내가 줄 건 없고… 이걸로 맛있는 거 사묵으라” 하시며 진료실 탁자위에 올려놓으셨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내가 손사래를 치며 됐다고, 할머니 마음만 받겠다고 하자 불같이 역정을 내시며 


“더 주고 싶어도 이것밖에 없어서… 이것밖에 못 준다… 내 마음이다” 하시고는 


그 돈을 내 손에 꼭 쥐어주셨다. 그러다가 손에 쥐어진 돈을 어쩌지 못해 쳐다보고 있는 내 앞에서 갑자기 할머니는 큰 울음을 터뜨리셨다.


“난 이제 우짜노. 난 이제 어디서 진료를 받노. 어디 가서 내가 이런 대접받고 이렇게 큰소리 치면서 진료 받을 수 있겠노.”


어린아이처럼 우셨다. 그날따라 의치까지 빼고 오신 할머니는 이빨 빠진 어린아이 처럼 작고 왜소했고, 그 강했던 할머니의 예상치 못한 모습은 굳어있었던 내 마음에 실금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의 잘못도 아니지만 처음으로 폐업에 대한 일말의 죄송함이 느껴졌고, 그동안 떼쓰던 할머니의 이면의 모습이 이해되면서 동시에 뭔지 모를 평안함이 찾아왔다. 닫혀있는 내 빗장의 문이 덜컥 하고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돈은 돌려드릴 수 없을 것 같아 제일 좋은 수액을 무료로 놔드리면서 그 날 하루 종일 알 수 없는 감정에 가슴이 먹먹했다.


당시 나에게는 의업을 계속 해야 할 여러 이유만큼이나 그만두어야 할 이유도 적지 않았다. 그 때의 나는 수만 가지 감정들로 꽉 차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그것들을 일일이 구분해 느끼고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 같았고 그런 일이 아니면 감정에 북받쳐서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이 무너져버릴 것만 같았던 때였다. 터져나올 것 같은 감정들을 싸매고 싸매고 바삐가고 있던 어느 순간에 할머니가 내게 보여줬던 그 날의 울음은 나를 잠시 그 길에서, 바삐 가던 그 길에서 잠시 근처에 있는 바위 위에 앉아서 쉴 여유를 허락했던 것 같다. 한동안 이유를 모르게 나를 옥죄던 긴장의 끈이 잠시 풀리면서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순간 나는 마음속으로 막연하지만 느끼고 있었다. 아, 내가 언젠가는 다시 이 진료실이라는 곳으로 돌아오게 되겠구나…, 헤어짐을 아쉬워했던, 개업하면 다시 연락 달라며 연락처를 적어놓고 가던 수많은 환자들의 달콤한 위로보다도 저 할머니의 울음이 나를 진료실로 다시 오게 하겠구나 라는 확신을 어렴풋이 하고 있었다.


어쩌면 나는 그 때 언젠가는 이 진료실이라는 곳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당위성과 격려의 티켓을 무덤덤하게 아니 어쩌면 너무나 절실하게 찾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1%라도 그럴 이유가 있다면 하고…….


어느 책에서 누군가 말했다. 사람의 존재는 너무 귀하고 귀해서, 이 세상에서 절대로 무의미한 존재는 단 한 사람도 없다고……. 어느 한 사람의 아무 생각 없는 무의미한 행동이나 말조차도 또 다른 사람에게는 또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양분이 될 수 있다고…….


내가 그냥 귀찮아서, 시끄러운 게 싫어서 받아주었던 할머니의 행동은 할머니의 그 힘들었던 어느 날 다시 기를 펴고 또 하루를 살아갈 힘이 되어줬을 수도 있고…….


그날 참아내지 않았던 할머니의 울음은 내가 다시 병원으로 돌아올 수 있는 이유를 허락해주었다.


그로부터 2년 뒤 나는 다시 진료실로 돌아왔고, 얼마 전에는 할머니와 똑같은 이름의 환자를 대기명단에서 확인하고 순간 혹시 하는 생각이 잠깐 나를 들뜨게 했었다.


지금도 진료실에서 막 우기실 때마다 내가 힘 빠진 목소리로 “네, 근데 할머니 이번만이에요. 다음에는 정말 안돼요”라고 할 때마다 무슨 내기에서 이기신 듯 해맑은 모습으로 의기양양하게 씩 웃으시면서 나가시던, 이빨 빠진 개우지처럼 천진난만 하셨던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 어디 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할머니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냥 나정도 되는 의사선생님을 만나서 가끔은 떼도 쓰고 가끔은 큰소리도 치시면서 때로는 간호사들과 의사선생님의 고개를 좌우로 젓게 하는 일이 있더라도… 그렇게 하루하루 건강하게 오래 사셨음 좋겠다.


할머니가 주신 그 꼬깃꼬깃 접혀진 2만원은 아직도 내가 가지고 있다.


그건 가끔 내가 현실에 낙담하거나 현실에 타협하며 초심을 잃어갈 때 또 다시 내게 일어설 1%의 힘을 줄 것이다.


그리고 기대해본다.


또 다른 1%를 내게 줄 환자들을…….


나도 나의 환자들에게 무수히 많은 의미 있는 1%를 줄 수 있기를,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이미 여러 차례 주었기를…….


큰 건 아니지만 조그만 것들을 나누면서 김춘수 님의 ‘꽃’처럼 환자들과 나는 서로에게 의미있는 1%가 되면서 서로의 삶을 지탱해주기를 오늘도 고대한다.


가끔 진료실이 한가해지면 그 때 할머니의 마지막 우시던 모습이 문득문득 생각난다. 너무나 서럽게 우셔서 죄송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울음이 너무 감사했었던 그 때의 내 마음도 기억난다.


보고 싶어요. 할머니……. 건강하게 잘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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