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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모유 박스

  • 연도2019년
  • 수상동상
  • 이름이재명
  • 소속미래제일산부인과의원 소아청소년과

그날 나는 면회실에서 울고 있었다. 모유 아이스박스를 품에 안고. 면회가 끝난 줄 알고 차트를 정리하러 들어오던 간호사가 깜짝 놀랐다.


“어? 선생님 왜 그러고 있어요? 모유 박스 안고?”


“그, 그게요….”


황급히 안경을 벗고 흐려진 눈을 비볐다.


한달 전 의국이었다. 눈이 흐려지는 걸 보니 졸린 것 같았다. 밀린 차트를 쓰다가 콜 오기 전에 한숨 자야지 생각했다. 그때 의국 전화가 울렸다.


“네. 소아과 이??입니다.”


“선생님 응급수술 잡혔데요! 30주에 1.1kg 정도 된데요! 준비하고 얼른 내려오세요!”


네, 하는 순간 이미 전화는 끊어져 있다. 할 말만 하고 끊는 것을 보니 아마 산부인과에서 또 분만할 때가 되어서야 급하게 연락을 준 모양이었다. NICU에 도착해서 보니 이미 새 식구를 맞을 준비가 분주했다. 아기가 누울 자리, 인공호흡기, 아기가 체온을 유지시켜 줄 radiant warmer… 나도 그 사이에서 청진기와 함께 필요한 도구들을 한번 더 봤다. 2년차 중간 정도 되면 술기에 대한 자신이 어느 정도 붙는 시점인데도 아기를 받으러 가기 전은 늘 떨렸다. 함께 수술실로 아기를 받으러 갈 NICU 고참 간호사를 한번 쳐다봤다. 물론 불안한 기색을 보일 수는 없다. 머리 속으로는 아기가 나왔을 때 어떻게 할지 한번 그려봤다.


간호사와 함께 이동 인큐베이터를 밀고 수술실로 가면서 잡담을 나눴다. 아기 받기 전의 긴장을 덜기 위해서였다. NICU와 수술실은 같은 2층이었다. 잡담 몇 마디에 금방 수술실 앞에 도착했다.


“소아과 도착했습니다.”


우리가 들어서자 산부인과 선생님이 고개를 끄덕이곤 기다렸다는 듯이 메스를 들고 산모의 배에 댔다. 소독약으로 온통 붉게 칠해진 산모의 배가 자그마했다. 산모 차트를 보니 22세, 아빠도 22세. 필요한 도구를 warmer 아래에 주섬주섬 늘어놓았다. 그리고 한번 더 심호흡을 했다.


“아기 나왔습니다.”


아기의 울음소리, 그리고 연이어 들리는 산부인과 선생님의 목소리. 따뜻한 천 위에서 아기가 버둥대고 있다. 필요한 처치를 하며 청진기를 가슴에 댔다. 미리 데운 인큐베이터로 아기를 옮긴 후 무사히 NICU 안으로 들어섰다. 체중이 1kg으로 예상보다 조금 작지만 모니터는 모두 안정적인 것 같았다.


다음날 아기의 엄마와 아빠가 같이 면회를 왔다. 수술 다음날인데도 잘 걸어오시는 엄마를 보면서 역시 젊으셔서 튼튼하시다고 격려하며 아기 상태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아기가 작지만 건강한 편입니다. 현재 검사 수치도 괜찮습니다. 여기 있는 동안 상태는 자주 변할 수 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릴게요.”


걱정되는 눈빛으로 쳐다보며 아기 엄마가 대답했다. 지금 재학중인 대학교 CC라는 엄마 아빠는 모두 선남선녀같이 인상이 좋았다. 걱정 마시라고, 늘 하는 대답을 하고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1주일 정도가 지났을까? 새벽에 호출이 왔다.


“어때요?”


“아기가 조금 전부터 혈압이 떨어지고 산소포화도도 유지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모니터는 요란하게 울려대기 시작했다. 아기의 머리를 내 쪽으로 돌리고, 손이 떨리는 기분이 들지만 기도삽관 준비를 했다. 능숙하게 후두경으로 아기의 혀를 따라 안으로 진입하고 후두개를 들어올렸다. 늘 보이던 자리의 구조물들이 다행히 잘 보였다. 손을 들어올려 삽관용 튜브를 달라고 신호했다. 그 순간 성대의 안쪽이 붉게 빛났다. 아차 하는 순간, 삽관 시작도 해보기 전에 기도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폐출혈이구나! 전공의가 되고 책에서만 공부했었던, 처음 겪어보는 케이스였다. 이럴 땐 어떻게 하더라? 머리가 잠깐 하얗게 되었다. 모니터도 간호사도 소리치고 있었다. 빨리 삽관을 해야 했다.


“석션! 석션 준비해주고 다시 삽관합시다! 이번에 꼭 해야 해요!”


일단 삽관이 되지 않으면 아기를 살릴 수 없다.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쏟아지는 피 속에서 무사히 삽관을 하고 기도를 확보했다. 응급으로 찍은 엑스레이에 보이는 아기 폐는 아까 내 머릿속처럼 하얗다. 한숨 돌릴 새도 없이 랩을 하고 오더를 내고 윗년차와 스텝에게 노티를 하고, 퇴원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 엄마 아빠에게 연락을 했다. 부부가 금세 달려오고, 다시 면회실에서 설명을 했다.


“폐출혈이 생겼어요. 위험할 수 있어요. 저희도 최선을 다 하겠지만….”


“네. 선생님, 잘 부탁드릴게요. 꼭 살려주세요.”


엄마 아빠가 간곡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그래, 저 아기를 꼭 살려야지, 한번 다짐해보면서 다시 NICU로 들어갔다. 모두 아기 옆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었다. 아기도 이제 좀 안정된 것 같았다. 윗년차 선생님께서 이제 자기가 보고 있을 테니 잠깐 쉬라고 하셔서 가려던 그 순간, 다급한 목소리로 누군가 외쳤다.


“튜브에 피 비쳐요!”


삽관한 기도로 피가 뿜어져 나왔다. 나는 망연자실하게 그걸 바라보며, 기계처럼 흉부압박을 시작했다. 윗년차 선생님과 교대하면서 압박하기를 수 차례, 아기 입 주변은 온통 피범벅이었다. 몇분이나 했지? 하면서도 멈출 수는 없었다. 손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살려야지 하는 생각이 이미 살릴 수 없을 거란 생각으로 바뀐 것 같았다. 그렇게 삼십분 정도 되었을까 할 때 윗년차 선생님이 말했다.


“이제 그만하자.”


지친 목소리로 사망시각을 내뱉고 보호자를 찾았다. 사망한 아기의 부모에게는 늘 볼 낯이 없었다. 살리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말 말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아기와 함께 밤새던 순간을 몇 번 봤던 엄마 아빠는 고개를 떨구지만, 괜찮다고 수고하셨다고 말했다. 그럴수록 미안함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NICU는 다시 예전처럼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돌아가고 있었다. 죽음을 만나는 일은 아무도 반갑지 않고 늘 마음 한구석이 무겁지만,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런 생각을 묻어두고 일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선생님. 면회인데요.”


“면회시간 끝났는데… 알았어요. 누구예요?”


면회시간에 좀 오시지, 속으로 투덜대며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물어봤다.


“그게… 지난번 폐출혈로 사망한 ???아기 엄마 아빠예요. 선생님을 뵙고 드릴 것이 있대요.”


“네? 아… 알겠어요.”


무슨 일로 보자고 하는 걸까 생각하며 면회실로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네… 어쩐… 일로 오셨어요?”


최대한 밝은 표정으로 얘기를 시작했다. 표정을 보니 아기의 사망을 원망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왜 오셨는지 약간 궁금해졌다. 그때 아기의 엄마가 옆에서 큰 무언가를 꺼냈다.


“이거… 드리고 싶어서요.”


“무슨…?”


“아기 그렇게 보내고… 모유가 계속 나오는 거예요. 처음엔 흘러나오는지도 모르게 내버려뒀는데, 아기 장례 치르고도 계속 계속….”


“모유요?”


“네. 저번에 선생님이 모유 모자라는 아기들 많다고, 미숙아들은 모유가 소화에 좋은데, 저희 아기는 모유 잘 나와서 잘 먹고 좋겠다고 얘기하신 게 기억나서요. 그래서 이거 우리 아기 선물인가보다 하고 열심히 모아봤어요. 잘 꽁꽁 얼렸고. 우리 아기 모유 가져다주려고 산 아이스박스 꽉 찰 때까지만 모아보자 하고… 정말 깨끗하게 모아서 잘 얼렸으니까 혹시 원하시는 분 있으면 드리고 싶어서요. 이제 저희도마음 정리하고 모유 말리는 약 먹으려고 해요.”


부부가 손을 꼭 잡으면서 미소지었다. 착하고 예쁜 부부가 웃으면서 저렇게 얘기하는데 나는 목이 메이기 시작했다. 코끝이 찡해오고, 두꺼운 안경 속에 있는 내 눈이 축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더 앉아있다간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 것 같았다. 병원에서 우는 남자 의사라니! 하지만 일어날 수가 없었다.


“감사합니다. 필요한 아기들에게 잘 사용하겠습니다.”


“네. 선생님. 그동안 너무 고생하셨고 수고하셨어요. 저희 아기 좋은 곳으로 갔을거예요.”


“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해요.”


“아니에요, 선생님. 저희 젊으니까 또 아기 생길 거예요. 정말 괜찮아요.”


결국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부부의 마음이 너무 예쁘고, 저런 착한 엄마 아빠의 아기를 못 살린 것이 너무 미안해서. 부부는 수줍어하며 다정하게 손을 잡고 면회실을 나섰다. 혼자 남은 나는, 냉동된 모유팩이 가지런히 가득 담긴 아이스박스를 껴안고 엉엉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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