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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매듭

  • 연도2010년
  • 수상은상
  • 이름이종규
  • 소속연세가정의학과의원 가정의학과

지난해 전라북도 의사회에서 한지로 만든 고무신 공예품을 선물 받았다. 그 공예품에 오색실로 엮은 매듭이 연결되어 있다. 참으로 고와서 책상에서 바로 보이는 곳에 걸어 두었다. 섬세하고 여성스럽기만 해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보잘것없고 나약한 실오라기로 어떻게 저렇게 예쁜 매듭을 만들었는지 존경스럽다. 보면 볼수록 고와서 틈이 나는 대로 눈길을 주곤 한다.

야영을 하거나 단체생활을 하면서 매듭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 낚시 바늘을 묶을 때도 풀어지지 않도록 매듭을 만든다. 어부들은 배가 출항하지 않을 때는 틈틈이 어망을 손질 한다. 아주 빠른 손놀림이지만 터진 그물 사이로 매듭을 만들면서 엮는다. 어부들에게 매듭은 삶이고 생계수단이다. 산악 등반가에게 역시 매듭은 대단히 중요하다. 자일에 만들어진 매듭에 그들의 생명이 달려있다. 해부학 실습시간에도 많은 매듭을 만들었다. 근육과 신경을 찾아서 보기 좋고 알기 쉽게 매듭으로 표시를 하면서 공부를 했다. 그때 매듭을 만드는 방법은 지금까지 그대로 습관으로 굳어졌다. 해부학 교수님의 손 모양을 눈여겨보면서 그대로 답습했다. 인턴시절에는 봉합 실을 볼펜에 묶어 매듭을 만드는 연습을 했다. 수술 방에 들어가기 전에는 으레 몇 차례 손가락 운동을 하고 수술실에 들어갔다. 그때의 매듭은 풀어지지 않고 실의 방향이 꺾이지 않도록 가능한 작고 튼튼하게 만들었다.

매듭은 유형의 매듭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무형의 매듭도 있다. 근래에는 보이지 않는 매듭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런 무형의 매듭 하나가 또 인간관계에서 만들어지는 매듭이 아닌가 한다. 대학병원에서 수련하는 동안 인간관계에서도 꼭 필요한 매듭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형체가 없는 매듭이야말로 의사로서 일하는 동안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의사와 환자들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매듭은 유지되어야 하는 매듭도 있지만 또 반대로 반드시 풀어야 할 매듭도 있다. 의사가 환자의 상처를 봉합하면서 마지막 절차는 상처가 아물 때까지 풀어지지 않도록 매듭을 만드는 일이다. 결찰은 너무 조여도 안 되고 너무 헐거워도 안 된다. 그건 오로지 봉합하는 의사의 감각에 따를 뿐이다. 아직까지 로봇이나 의료 기기가 그런 감각까지 제어할 정도로 발달되지는 못했다. 적당하게 유지된 실의 장력은 상처를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치유되도록 도와주며 최대한으로 기능을 보존하도록 해준다.

매듭이 어찌 봉합하는 일만 있겠는가. 의사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매듭을 항상 염두에 두고 진료에 임하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매듭은 모든 의사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될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희열의 순간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원만한 신뢰관계가 성립되어 있으면 위약(플라세보)만으로도 명의가 되지만 매듭이 있는 관계라면 아무리 정성을 기울인다 해도 돌팔이에 지나지 않는다. 또 매듭은 내가 만든 것도 있지만 내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만들어진 매듭도 있다. 그런 매듭이야 말로 생각지 못했던 당혹감을 가져다주는 경우가 있다. 현명한 사람일수록 엉뚱한 매듭을 만들지 않는다. 노련한 의사는 구태여 매듭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언제나 훌륭하고 멋진 매듭으로 마무리를 한다. 얼마나 보기 좋은지 모른다. 행여 내가 만든 매듭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는지 다시금 뒤돌아보고 정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환자들은 매듭의 절실한 필요성 보다는 풀어지지 않는 매듭으로 인해서 노여움을 느끼고 어려움을 호소할 뿐이다. 특히 의사와 환자사이에서는 유무형의 모든 매듭이 다 만들어질 수가 있다. 자칫 잘못 엮어진 매듭은 영원히 풀어지지 않는 매듭으로 남을 수가 있다. 만들기는 쉬워도 풀기는 어려운 게 매듭이다. 오해의 매듭이 있는가하면 이해의 매듭도 있다. 또한 매듭은 반드시 필요한 곳에 만들어져야한다. 필요하지 않은 곳의 매듭은 거추장스럽고 기능을 약화시키고 불편할 뿐이다. 한번 만들어진 매듭을 다시 풀어 원래상태로 되돌리기란 참으로 짜증스럽다. 물론 대다수의 매듭은 매듭 그자체로 잘 유지가 되어야 하겠지만 풀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환자의 상처를 봉합하는 이해의 매듭은 때로 오해를 받는 매듭이 될 수도 있다. 개복수술 후 복막을 봉합하는 봉합사가 흡수되지 못하고 이차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수술을 하는 당시에는 이해의 매듭이 되지만 이차적인 감염을 일으키면 오해의 매듭으로 변한다. 의사는 이런 경우를 가끔 직면하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사람사이에서 만들어지는 매듭이다. 가능한 형체 없는 매듭은 풀고 가야 한다. 그리고 그건 또 의사와 환자사이의 신뢰를 회복시켜줄 수 있는 첩경이다.

며칠 전에 진료실에서 술에 취해 소동을 부리던 환자를 봉합해 준 적이 있다. 서로간의 기 싸움을 하던 일이 결코 유쾌하지는 못했다.

“이 상처 때문에 열흘이나 되는 추석 황금연휴를 잡쳤습니다.”

말끔하게 치유된 상처를 보니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한 뜸 한 뜸을 정성스레 꿰맸던 만큼 다시 매듭부위를 끊어 봉합했던 실을 제거할 때의 쾌감은 환자나 의사나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마무리 처치를 한 뒤 의사와 환자는 서로 후련하고 만족한 기분으로 싱긋이 웃으며 눈이 마주쳤다. 이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부럽지가 않다. 의사는 진료실에서 하루에도 몇 차례나 느낄 수 있는 일이지만 실제로 환자들과 공감을 하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이런 매듭을 제거하면서 또 마음속에 얽혔던 무형의 매듭까지 제거할 때의 느낌은 참 후련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매듭까지 풀어버릴 수 있을 때 진정한 희열과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아름다움의 매듭이 있지만 대개의 매듭은 불편한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매듭을 풀고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오늘날의 매듭에는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면이 너무도 강조되다보니 훈훈하고 너그러운 정다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마음속의 매듭이다. 특히 우리사회의 저변에 짙게 깔려있는 불신풍조는 풀어버리지 않은 매듭 때문일지도 모른다. 마음속에 남아있는 매듭이야말로 미뤄놓은 숙제를 안고 살아가는 모습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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