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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가운을 입은 천사

  • 연도2007년
  • 수상동상
  • 이름설계환
  • 소속설계환 소아과

 가운을 입은 천사


설계환


  가운을 입은 천사란 어떤 존재일까. 원래 천사는 등 뒤에 흰 날개를 달고 있다. 그렇다면 흰 가운을 입은 천사는 등 뒤의 날개가 가운의 형태로 몸을 둘러싼 천사를 말하는 것일까? 가운과 천사. 천사와 가운. 어떻게 배열해 보아도 어울리는 단어가 아니었다. 나는 너무도 낯선 이 단어들의 조합 앞에서 망연자실해졌고 이 망연자실함은 다음 순간부터 나를 곰곰이 곱씹어보게 했다. 가운을 입은 천사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예후가 너무 좋질 않았다. 이미 상태가 나빠질대로 나빠진 상태에서 병원에 왔기 때문에 수술은 해 보겠지만 성공 여부에 대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의사로서의 부담 때문에 무거워진 말투로 이야기를 했다. 형민이 어머니는 듣고만 있었다. 어떻게든 해달라고 매달리거나 실력이 없어 그런 것 아니냐고 화를 내지도 않았다. 빨리 손 써보라고 채근하지도 않았다. 거친 손을 하나로 모으고 주름 진 얼굴을 약간 숙인 채 형민이 어머니는 어려운 심정으로 전하는 내 말을 다 들어주었을 뿐 내 말이 끝난 뒤에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너무 기막힐 때면 우리는 할 말을 잊고 어떤 동작도 멈추게 되곤 한다. 그러나 그러한 기막힘에 직면했을 때 말과 동작이 멈추는 대신 얼굴빛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형민 어머니는 얼굴빛마저 고요했다. 나는 순간 형민 어머니가 내 말을 듣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여 다시 설명해 드려야 하나, 난감해 하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형민 어머니의 반응에 내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사이 형민 어머니가 입을 열었다.

  “선생님은... 가운을 입은 천사잖아요...”

  형민 어머니는 나직한 음성으로 천천히 얘기한 뒤 내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리곤 눈을 맞추며 짧게 웃어주었다. 그 눈에는 물기가 배어있었다. 주름과 세월로 굳어진 형민 어머니의 얼굴에 온기가 가득했다. 그 온기는 형민 어머니의 얼굴을 옅은 주황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는데 그 온기를 무엇으로 해석해야 할지 나는 더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것이 분노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기 위한 안간힘인지, 갑작스런 충격에 대한 신체의 반사작용인지, 그것도 아니면 의사를 천상의 존재로까지 끌어올려 자신의 외동아들을 살려보겠다는 맹목적 믿음이자 의지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니 형민의 수술결과에 대한 형민 어머니의 의사도 알 길이 없었다. 수술을 망쳐도 괜찮다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천사이기에 수술결과는 좋을 거라 믿고 싶다는 것인지 나는 아리송하기만 했다. 물론 수술을 망쳐도 좋을 거란 어머니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형민어머니의 반응은 낯 설은 것이었고 가운을 입은 천사란 말은 더욱 낯선 것이었다. 더구나 수술결과에 대해 장담하지 못하는 의사에 대해서는 말이다.


  가능성이 낮다고 해도 낮게나마 존재하는 가능성을 붙잡고 수술은 해야만 했다. 입원해 있는 형민이는 회진 때마다 파리한 안색일망정 웃으면서 나를 맞았다. 형민이는 또래보다 마르고 몸집이 작았지만 앙상한 뼈들을 바르고 있는 피부만큼은 아기와 같이 희고 보드라웠다. 처음에는 나도 백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하얀 형민이의 살빛을 신기함을 넘어 이상스럽게까지 생각했다. 그러나 장난으로라도 거짓말을 못하고, 아픔을 견디며 혼자서도 수술준비를 잘 해내는 형민이를 보면서 나는 한 가지를 알게 됐다. 그것은 형민이가 앓고 있는 심장질환처럼, 정직하고 잘 참는 형민의 기질 역시 선천적인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러한 맑고 깨끗한 성정을 피부도 다 덮지 못하고 흰 빛으로 드러내는 것만 같았다.


  그런 형민이 자기가 받을 수술에 돈이 많이 드냐고 물어왔고 그 다음에는 수술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형민이는 어릴 때부터 감기를 달고 살았고 숨쉬기 어려운 적이 많았지만 돈이 든다는 이유로 병원은 단 한번도 찾지 않고 약국에서 약만 사 먹었다는 것이었다.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약간 숙인 채 내 말을 듣던 형민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이 일을 아내에게 말했고 아내는 돈을 받지 말고 수술해 주라 했다. 나도 그렇게 마음먹었다. 아내의 말을 듣기 전에도 어느 정도는 그렇게 마음먹고 있었지만 가운을 입은 천사란 말이 주는 의무감 때문이기도 했다. 그 말은 성공 확률이 높지 않은 형민이의 수술 자체에 대한 부담과 겹쳐 더욱 과중한 의무감으로 나를 짓눌렀다. 수술 날짜가 다가올수록 나는 수술에 대한 불안감과 부담감에 점차 심하게 시달렸다.


  마침내 도망치고 싶은 수술 당일이 됐다. 침대에 누워 수술실로 옮겨질 때까지 형민이는 눈을 꽉 감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수술실에 누워 어느 때보다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던 형민이 나를 보며 뭐라 말을 했다. 형민의 입이 떨리고 있어서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나는 형민이 입가에 귀를 댔다. “선생님은... 초록 옷을 입은... 천사예요.” 형민은 바싹 튼 입을 조그맣게 달싹이며 그렇게 속삭였다. 그 말을 하는 형민이 눈을 보면서 나는 내 배속에서 무언가 시큰한 것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건 위로였다. 나는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숨길 수 없는 무서움이 울상으로 다 드러나는 중에서도 형민은 입 꼬리를 당기려 애쓰며 내게 눈을 맞추고 있었다. 형민은 그 순간 나를 위로하고 있었던 것이다. 위로해 주어야 할 이에게 오히려 위로받는 기분이란 참으로 가슴 뻐근한 것이었다. 그제야 형민어머니가 내게 보였던 반응 역시도 위로였음이 깨달아졌다. 얼굴빛이 변하지도 않고 말투가 떨리지도 않았지만 눈에 지울 수 없이 번져 있던 물기가 떠올랐다. 자기 아픔을 드러내기 앞서 상대를 걱정하고 안심시키려는 마음. 그 마음이 있기에 우리 모두는 천사인 것이다. 우리가 어디서 어떤 옷을 걸치고 있든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는 한, 우리 모두는, 천사. 그래서 의사복을 입으면 가운 입은 천사가 되고 수술복을 입으면 초록 옷 입은 천사가 되고 환자복을 입으면 흰 옷 입은 천사가 되는 것이다. ‘그래, 선생님은 천사야. 그리고 형민이도 천사야, 하얀 옷을 입은 천사.’ 내 마음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했다간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고개를 한번 끄덕이며 미소만 지어 보였다. 나는 흰 옷 입은 천사를 잠재우며 천사가 깨어나 커다란 날개를 마음껏 펄럭이는 모습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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