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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동감하다

  • 연도2007년
  • 수상동상
  • 이름김진화
  • 소속조선대학교병원 내분비 대사 내과
                                      同感하다

 

                                                                                    김진화


 사람들은 의사는 차가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어울리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병원에 자주 오는 환자들일수록 더욱 그렇다. 자신들이 지금껏 만나온 수많은 의사들이 모두 딱딱하고 기계적으로 자신의 병을 설명하고 자신들이 얼마나 고통 받는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하루에도 적지 않은 환자들이 나에게 온다. 내가 이름이 알려진 명의도 아니건만 이런 저런 아픈곳을 가진 환자들이 내 방문을 연다. 그들 모두 문고리를 잡아당기면서 이번에는 좋은 말만을 내가 해주기를 바라고 들어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의사란 직업은 환자들에게 좋은 말보다는 그렇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가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아직 먼저 들어온 환자가 내쉰 한숨이 사라지기도 전에.  잘 아는 환자이다. 항상 젊은 아들과 함께 병원을 오는 60대의 할머니다. 차트를 보고 할 말을 생각한다. 다행히 전보다는 상태가 좋아져서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할까 하다가도 괜스레 너무 큰 희망을 주는 것 같아서 다시 생각을 접는다. “이렇게 좋아진 건 다행이지만 이러다가도 한순간에 안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알고 계시죠?” 딱히 잘못한 것도 없지만 할머니는 주눅 든 얼굴로 내 책상의 컴퓨터 화면만 바라본다. 벌써 나한테 온지가 몇 번째인데 이 사람이 그걸 모를까... 하지만 의사는 환자가 겪을 수 있는 안 좋은 상황을 미리미리 꼭 설명해주고 준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서 또 쓴 소리를 하게 된다. 할머니는 별다른 말도 하지 않은 채 내 이야기를 듣고 고개만 끄덕인다.


 시간이 잠깐 나서 밖으로 나가 바람을 쐰다. 내가 왜 하필 이런 직업을 택해서 다른 사람들한테 모진 소리를 하며 살아가나 싶어진다. 물론 내가 신은 아니지만 나름 이 사람들의 아픈곳을 낫게 해주고 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신이 아닌 이상 의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또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하지만 의사로 살아가면서 할 수 없는 게 더 많다는 건 환자를 한명 더 볼 때마다 느끼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우중충한 마음에 다시 방으로 들어오려는데 좀 전에 본 환자가 아들의 손을 잡고 대기실 의자에 앉아있다. 좋은 소리 한마디 해 준 것도 없는데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하지만 아마도 옆자리에 앉은 젊은 아들은 이제 내가 자신의 어머니를 이전의 모습으로 온전하게 돌려놓을 수 없다는 걸 알았나보다. 뭔가 불만이 가득한 모습이다. ‘이렇게 꼬박꼬박 돈을 내고 치료를 받아도 왜 이 모양이죠?’하는 말을 양 볼에 담아둔 듯 표정이 좋지 않다. 할머니가 고맙다며 고개를 숙여도 아들은 창밖만을 바라보고 있다.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말을 조금이라도 했다간 저 무서운 표정의 아들이 금새 자기의 어머니를 완치시켜 놓으라며 으름장을 부릴 것 같다. 할머니가 자신의 아들이 효자라고 자랑해도 듣는 둥 마는 둥 방으로 들어왔다.


 내가 다시 그 할머니를 생각하게 된 건 한 달쯤 지난 어느 날이었다. 퇴근길에 우연히 예약자 명단에서 할머니의 이름을 발견했다. 무심코 지나가다 보고 넘겼지만 문제는 그날 밤에 내가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책을 읽어도 TV를 보아도 잠이 오지 않아 내방에서 그냥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신기하게 할머니의 얼굴이 떠올랐다. 고맙다며 고개를 숙이는 할머니와 화가 잔뜩 난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옆에 있던 아들의 모습이 말이다. 다른 기억으로 넘기려 했지만 잘 되지가 않았다. 할머니가 처음 나에게 왔던 날부터 아들은 옆에 있었다. 아마도 나한테 왔던 거의 모든 날에 할머니의 옆자리는 항상 젊은 아들의 몫이었다. 내가 할머니에게 했던 말들을 되새김질했다.


 “힘듭니다.” “잘 치료해도 대부분..” “하는데 까진 해드리는데 너무 희망은 갖지 마십시오.”


 그 젊은 아들은 얼마나 화가 났을까? 세상에서 하나뿐인 자신의 어머니를 두고 의사란 사람이 희망을 버리라는 말만 반년 넘게 해오고 있는데 말이다.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내일 해줄 이야기를 생각했다. 거짓말을 할 수는 없지만 나도 차가운 사람이 아니라는 건 이야기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날도 할머니는 아들과 함께 방문을 열었다.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했다. 난 당신을 낫게 한다는 말은 못한다고. 그 말은 신이라면 할 수 있겠지만 의사는 못한다고. 하지만 당신을 위해서 나는 이방에 가득찬 책들과 내가 공부한 십 수 년의 시간을 모두 동원해서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당신이 나빠져서 나에게 올 때마다 나도 몹시나 슬퍼지고 당신이 좋아져서 나에게 오면 나도 그때마다 말은 안했지만 금방이나 당신이 다 나을 것 같은 느낌에 기분이 많이 좋아진다고 말이다. 할머니는 이번에도 고맙다는 말을 계속 했지만 그 옆의 아들은 날 빤히 쳐다만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집에 갈 때까지 단 한마디의 고맙다는 인사조차 하지 않고 항상 보였던 화난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다시 그 아들을 만난 건 보름정도가 지난날이었다.

내가 진료실로 들어가려는데 아들이 보였다. 젊은 아들은 분주한 대기실 한켠에 서있었다. 하지만 항상 보이던 옆자리의 손을 잡고 있을 할머니는 없었다. 찰나의 순간에 안 좋은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몸 상태가 나빠져서 우리병원을 올만한 여유조차 없어지셨을까? 그래서 아들만 와서 보험이나 이런 저런 서류를 준비하려고 여기에 왔을까? 아들은 오늘도 바닥만 보고 내 눈을 피했다. 하지만 먼저 가서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이냐고? 들어가서 이야기하자고. 왠지 그 할머니한테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고 싶었다. 방에서 둘만이 남자 아들은 서툴게 말을 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자기는 의사는 그런 말하면 안 되는 사람일줄 알았다고 하면서 자신의 어머니가 정말 좋은 의사를 만난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동네 아낙들에게 자기를 치료해주는 의사는 방안에 책을 가득 쌓아놓고 공부하는 똑똑하고 마음씨 좋은 의사라고 자랑한다고 전했다. 입가에 저절로 웃음이 생길 때 아들은 점퍼안주머니에서 작은 소주병에 담긴 참기름을 꺼내놓았다. 난 평소 습관적으로 하던 ‘아니, 됐습니다.’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제가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그날 아들은 크게 인사를 하며 고맙다는 말을 하고 돌아갔다. 나는 이제야 서로 마음이 통했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 나는 진료를 하다가도 어느 시골마을에서 자기를 치료해주는 의사는 방안에 책을 가득 쌓아놓고 공부하면서 최고로 똑똑하고 자식 같은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의사라고 자랑하고 있을 할머니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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