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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당신을 기억합니다...

  • 연도2011년
  • 수상대상
  • 이름김동필
  • 소속서귀포 서부 보건소

당신을 기억합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제주의 아름다움이 내려 보이는 보건소에서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는 즈음에 잊혀졌던 기억들이 바다에 부딪혀 빛나는 햇살처럼 내 머릿속을 아른거린다. 내가 어떻게 살았지? 문득 의사로서의 삶에서 잊혀지지 않는 사람...그가 떠오른다.


 


그를 처음 만난 건 2008년 레지던트 2년차로서 소화기내과에 있을 때였다. 깡마른 체구에 키는 160이 조금 넘었으며 체중은 40kg가 체 안됐다. 병마는 그의 얼굴에 역력한 흔적을 만들어 퀭한 눈에는 세상에 대한 원망과 의사들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전에 그를 담당했던 동료들은 말기암 진단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은 터라 예민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췌장암 말기...항암치료마저 부작용으로 중단한 상태...이제 몇 개월 뒤 삶의 끈을 놓아야 되는 그였다. 주변을 정리하고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이별을 준비하기에도 벅찬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의사로서 내가 그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고작 "어제 잠은 잘 주무셨어요?", "식사는 잘하셨어요?", "통증은 없었어요?"라는 말들과 그에 맞는 대증적 약물들이 전부이다. 이제 더 이상 해줄 것이 없는 나에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래서요..."


가슴이 아리다. 그리고 화가 났다. 죽음을 목전에 둔 그가 이제 핏덩이 의사인 나에게 항상 가혹한 채찍을 댔으니 말이다. 내가 예후를 바꿔줄 수도 없지 않는가? 다른 환자들처럼 마지막을 준비하면서 적어도 나에게 수고한단 말 한번 꺼내기 그렇게 힘든가? 이런 생각들로 그를 미워했다. 내가 다가서도 마음을 내어주지 않는 그에게 난 조금 더 다가서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그가 지속적인 구토로 먹지 못하자 난 중심정맥관을 삽입하고 경정맥 영양공급을 하기로 하였다. 수없이 해본 술기였으며 실패 해본적도 없었다. 하지만 내가 쥐고 있던 바늘 끝은 쇄골하정맥을 관통하지 않고 그의 흉막을 찢어버렸다. 기흉이 생긴 것이다. 나의 실수로 그의 앙상한 갈비뼈 사이로 흉관을 삽관하게 되었다. 나의 실수이며 미안하다고 사과하였으나 그는 들어주지 않았다. 벽은 점점 높고 골은 깊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응급실 당직 중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환자들로 힘든 시간이 지속되고 있었다. 심폐소생술중에 병동에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그 환자가 아프다고...


"몰핀 용량 올리고 이따가 올라가서 볼께요."


하며 퉁명스럽게 전화를 끊었다. 저녁회진 끝나고 바로 응급실로 온 뒤 점심, 저녁을 거르고 새벽 2시가 되어 의국에 올라가 동료들이 먹다가 남은 다 식은 보쌈을 2점을 먹고 담배 한 개피를 태우고 병동에 내려왔다. 그는 통증을 가눌 수 없는지 병실 밖으로 나와 있었고 날 보자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환자 아픈데 와보지도 않고 약만 줘?"


서러움과 화가 치밀어 올라왔지만 꾹 참고 말했다.


"응급실에 급한 환자가 있어서요..."


그러자 그는 퀭한 눈을 부릅뜨고 계속 화를 냈다. 의사의 시덥지 않은 변명에 대한 화였으리라. 하지만 난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병동이 떠나가도록 소리쳤다


"그만 좀 해...그만!"


그 이후 그와 난 이제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는 사이가 되었다. 날 믿지도 않을 뿐더러 증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관계를 가진 환자를 아침, 저녁으로 대하는 일이 너무 힘들었다. 이제 어디 아프나 묻지도 않았다. 그 또한 눈도 마주치지 않고 간호사에게 말을 건넸다.


 


그 와의 불편한 시간들이 지속되고 있던 중 그가 피를 토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전에 3번 가량 소량의 피를 토한 병력이 있었고 내시경적 지혈을 받은 터라 이번에도 버티어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병동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그는 희미한 삶의 불씨를 태우고 있었다. 반대편에 중심정맥관을 추가로 삽입하고 혈액 및 수액을 투여했으나 혈압이 잡히지 않고 그의 의식은 흐려지고 있었다. 내과 의사로서 수없이 반복되었던 고민의 순간이 왔다. 췌장암 말기 환자...기도삽관과 인공호흡기...그의 앙상한 갈비뼈와 횡경막으로 어찌 인공호흡기를 땔 수 있으랴? 폐렴과 욕창 그리고 중환자실에서 안정제 투여를 받다가 그는 이제 다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마지막을 맞이하겠지...이런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가고 있었다.


“기도삽관 준비해주세요"


라고 말했다. 이는 나의 욕심 아니면 미안함이었으리라... 그 순간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그만하시죠...보내줘요".


 

내 머릿속의 생각을 그가 읽었을까? 하지만 지체할 수 없었다. 그가 거부하였지만 난 보호자에게 연락하라고 말하며 차가운 튜브를 그에 기도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중환자실...그의 깡마른 손은 내가 넣은 튜브를 빼려 몸부림 쳤다. 난 그의 애처로운 손짓을 뒤로 하며 안정제를 투여하고 교수님께 전화를 해서 응급으로 내시경을 하여 지혈을 했다. 다음날 다행히도 신께서 그에게 삶의 말미를 주셨는지 안정제를 끊자 그는 눈을 떴다.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희미한 빛 속에서 날 보고는 웃었다. 어린 동생의 치근덕거림을 받아주는 형처럼...나 또한 미소로 답했다.


다음날 새벽 1시쯤 중환자실 간호사에게 전화가 왔다.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혈압이 자꾸 떨어지며 맥박이 상승한다는 전화였다. 이제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쳐가고 그에게 더 이상의 처치가 필요할지 고민하면서 중환자실로 향했다. 그는 날 보자 마디마디가 다 드러난 야윈 두 손을 애처롭게 흔들었다.


"튜브 안 뽑으실거죠? 팔 풀어드릴 테니 여기에 하고 싶은 말 적으십시요"


라고 말하며 그에게 종이를 건넸다. 그는 야윈 손으로 떨면서 두 글자를 써내려갔다.


“아들...”


난 그의 아내에게 남편분이 위험하니 중환자실로 오시라고 말씀을 드렸다. 새벽2시쯤 아내와 딸이 도착하여 나에게 말했다.


"그냥 더 고통스럽게 하지 마시고 보내주세요...어차피 다시 살아날 것도 아닌데".


난 그가 써내려간 아들이란 두 글자를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아드님 보고 싶어 하시는데 어디계시죠?".


아내는 눈물을 쏟으며 말을 이었다.


"군대에 있어요"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그는 나에게 췌장암 말기 환자 그 이상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에게 아들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소원은 꼭 들어주고 싶었다. 그들에게 아들이 근무하는 부대 주소를 받고 전화를 걸었다. 부대의 당직사관과 연락이 닿았다. 그에게 부탁 아니 사정을 했다. 그는 본인이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며 곤란해 하였다. 난 몇 시간 남지 않았고 이제 의사로서 버티어 줄 시간이 얼마 없다고 했다. 그는 결정하실 수 있는 분과 통화하고 나에게 전화를 주겠다고 하였다. 새벽 2시...그 또한 상급자에게 전화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겠는가? 하지만 이내 전화가 다시 걸려왔다.


"예! 보내드리겠습니다. 부대에 있는 차로 빨리 달리면 4~5시간 정도 걸립니다"


 

4~5시간? 어렵다는 판단이 섰다. 그 많은 혈액제제와 수액제제를 그가 어찌 버틸 수 있겠는가? 폐에 물이 차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보기 안쓰럽다며 안정제를 투여하여 달라는 아내의 말을 들어줄 수 없었다. 혈압과 호흡도 불안정할 뿐더러 그의 마지막 소원인 아들을 봐야하지 않겠는가? 그에게도 너무 힘든 시간이 지속되었다. 아들을 보기 힘들 것이라는 의학적인 판단이 섰다. 하지만 그는 그 앙상한 몸으로 내가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듯 잘 버티어냈다. 드디어 오전 7시경에 군복을 말끔히 차려 입은 아들이 눈이 보이지 않을 만큼 모자를 푹 눌러쓰고 중환자실에 들어왔다. 아들은 아버지의 야윈 손을 잡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모자 밑 가리워진 두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많이 보고 싶어 하셨어요”


그의 아들에게 말을 전하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그에게 종이를 내밀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글을 남겼다.


“의사...수고...음료수...”


그리고 그의 손가락은 날 향했다. 뭐 그렇게 날 믿어주지 않았던 그가?...아들에게 마지막 유언으로 나에게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음료수라도 사주라는 글을 남겼다. 가슴속에 무언가 뭉클하게 끓어오르며 매운 고추냉이를 씹어 삼키는 듯 코끝이 아리고 이내 눈물이 났다. 그에게 인정받지 못해 서러웠던 감정들과 마지막 시간을 힘들게 보냈을 그에게 따뜻한 말은 커녕 볼멘소리를 같이 했던 그 미안함이 이 시큰거림으로 다가왔다.


"죄송합니다"


그에게 말을 건넸다. 그는 고개를 두 번 저었다. 괜찮다는 말이었으리라. 그렇게 그를 보냈다. 그는 잔디가 고르게 자라 누가 지르밟아도 아프지 않을 곳에서 편히 쉬고 있으리라. 그를 보내고 2달쯤 지나 이제 기억 속에서 부족한 내가 하늘로 보낸 한 환자로 잊혀지고 있을 때 즈음에 한 여학생이 날 찾아왔다. 난 어느 환자의 보호자인지 몰라 말을 건넸다.


"누구시죠?"


그러자 그녀는 작은 선물을 나에게 건네며 말했다.


"송영득씨가 저의 아버지예요...그때 감사했어요"


아마 아버지의 49제를 치르고 내게 왔던 모양이다. 고마운 마음보다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먼저 다가왔다. 내가 그녀의 아버지에게 하였던 철없던 말과 행동들을 그녀는 모르리라. 죽음을 목전에 두고 그 끔찍한 고통과 싸웠을 그에게 따뜻하게 배 한번 만져주지 않은 나쁜 의사인데...그녀는 내게 고맙다고 했다. 그렇게 그는 내 기억 속에 잊혀지지 않을 존재가 되었다.


송영득님...항상 당신의 아픈 모습만 보았습니다. 이제 죽을 때까지 당신을 괴롭히던 병마의 고통을 놓아두고 편히 쉬세요. 이 못난 의사는 항상 당신을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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