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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아기야, 나는 언제나 네 편이란다

  • 연도2015년
  • 수상동상
  • 이름김승연
  • 소속을지대학병원
  “김선생, 통화할 수 있어요?”

  외과선생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네” 란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소나기가 퍼붓듯이 쏟아내신다. 보호자도 원치않는 수술을 하려고 법무팀, 사회복지팀까지 끌어들여서 결국 ‘이런 상황에서 외과의사는 수술을 해야만 한다’는 소리를 듣게 만든 것에 대한 원망섞인 질타, 그리고 지금 제일 힘든 건 부모님들인데 거기다 대고 법을 운운할 수 있냐는 선배의사로서의 충고…… 그냥 듣고만 있기에는 억울해서 변명처럼 중얼거렸다.

  “선생님, 아기의 목숨은 저도 부모님도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야지 않겠습니까?”

  반평생이 넘게 사신 분께 씨알도 안먹히는 말이란 걸 알면서도, 뭐하러 이런 말을 하나 싶으면서도 내뱉어 버렸다. 아마 외과선생님과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이 훨씬 많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내 편이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는 말대꾸였을 것이다.

  아기는 양쪽 귀가 없었다. 어머니는 머언 동남아에서 온 젊은 아낙이고 아버지는 연세가 지긋하신 순박한 촌부였다. 귀가 없는 아기는 보이지 않는 다른 기형을 가지고 있을지도 몰라 입원시켜서 주의 관찰을 하던 중에 출생 나흘째 되는 날, 복부 사진에서 장이 찢어졌을 때 보이는 공기음영이 보였다. 기형적으로 얇아진 장벽이 자발적으로 파열된 상태로 추측되었고, 복막염이 진행되기 전에 응급 수술이 필요했다. 보호자를 부르고 수술에 대한 설명을 했지만 예상했던 대로 수술 거부…… 살리고 싶지 않다고 하신다. 동남아에
서 아기 엄마를 데려오면서 소를 한마리 팔았고 아기를 낳으면서 또 한마리를 팔았단다. 이젠 더 이상 팔 소도 없다며 치료를 거부했다. 드물지 않게 있는 일이라 우리는 예상을 했었고 전과 같이 법무팀과 사회복지팀을 연결시켜서 설득을 시작했다. 수술을 해야만 하고 이를 거부하면 보호자는 아동방임, 아동학대로 신고가 가능하다는 협박섞인 설득과, 병원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보겠다는 간곡한 회유에도 아버지의 결심은 미동치 않았다. 아기의 수술이 급했기에 경찰서에 신고를 해 경찰관이 병원으로
출동했고, 도움이 될까 연락한 아동복지기관에서도 사람들이 나왔다. 그리고 법무팀에서 외과 선생님께 이와 같은 상황을 전해드렸고, 나는 화가 나신 외과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

  결국 긴 설득과 회유 끝에, 병원비는 한푼도 내지 않겠다며 보호자는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하였고 우리는 아기의 수술을 진행했다. 

  예상했던 대로 아기의 소장에 구멍이 나 있었고 구멍 난 부분을 잘 봉합하고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병원비는 사회복지팀과 아동복지기관에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해결을 하기로 결정했다. 수술은 무리없이 마쳤지만 안심할 수가 없었다. 아기는 심장도 보통 아이들과 다르게 비대해 있었고 숨쉬는 것도 수월치 않아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었다. 한고비 넘겼지만 아기가 넘어야 할 산이 앞으로 몇
개나 더 남아 있을지…… 수술을 결정한 건 정말 잘한 일일까.

  나는 막 태어난 신생아를 보는 의사이다. 달수를 채우지 못한 이른둥이들과 건강하지 못하게 태어난 만삭 아들도 돌보고 있다. 나와 같이 신생아를 보는 의사들은 종종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있는 아기들을 만나게 된다. 딱하기 그지 없는 부모들과 아기들…… 이럴때 사람들은 대부분 부모의 편에서 공감하고 안타까워한다. 저렇게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람답게 살지 못할 바에야 아무것도 모를 때 보내주는 게 더 나은게 아닐까? 부모도 살아야지, 키우려면 들어갈 돈이 얼만데, 아니 돈이 든다고 정상이 되기나 하냐고…….

  “어머니, 한국에 언제 들어오셨어요?”

  1년 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이라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서 맞았다. 3년 전 우리병원에서 태어난 아기는 모든 관절이 뻣뻣하게 굳어 있었고, 우유는 커녕 침도 삼키지 못했다. 작년에 중국으로 이사가기 전 마지막으로 봤을 때, 두돌이 지났는데도 유모차에 앉아서 눈만 깜빡이고 있었고, 혼자서는 기지도 앉지도 물건을 잡지도 못했다. 1년이 지나서 한국에 잠깐 다니러 오신 김에 들리셨단다. 늘 웃으면서 외래로 들어오시지만, 나는 그런 어머니의 모습에서 처음 아이가 태어났을 때 망연자실해 하던 모습을 매번 기억해낸다. 하
긴 그때도 어머니는 슬픔 속에서 강인함을 잃지 않으셨지. 짧은 순간 여러가지 생각을 떠올리며 어머니에게 인사하던 중에 아이가 진료실에 비치된 장난감에 쓰여진 숫자를 읽는 모습을 보았다.

  “일, 이, 삼….”

  한마디도 못하던 아이였는데 숫자를 읽고 있었다. 놀라서 쳐다보는 나에게 어머니는 

  “삼십까지 읽어요. 집중력과 기억력은 다른 애들보다 더 좋은 거 같아요.” 하시며 웃으셨다. 

  나는 아이를 보면서 기특함에 연신 얼굴을 쓰다듬어 주었고 아이는 내게 처음으로 미소를 보여주었다. 아직 걷지도 못하고 물건도 잘 잡지 못하지만 아이는 자라고 있었고 좋아지고 있었다. 어머니는 내게 조금씩 커가는 아이를 보여주고 싶으셨단다. 가슴이 울컥하면서 나도 모르게 어머니의 손을 부여잡았다. 어머니는 내년에 다시 오시겠다는 말씀을 남기고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감히 아이의 미래를 의심하고 어머니를 어줍잖게 동정하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어머니는 어떤 순간에도 아이의 온전한 편이셨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아기들, 그리고 치료하는데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아기들…… 고통스럽게 연명하느니 그만하라고, 부모는 무슨 죄냐고, 생명의 끈을 놓지 못하는 나에게 던져대는 질타들 속에서 나는 늘 고민하고 갈등했다. 힘없이 세상에 덩그러니 내버려져 부모마저 포기해버린 아기들, 그 아기들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 어머니의 뱃속에서 기다린 탄생의 시간들을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면 너무 가엾지 않은가.

  자꾸 삶 밖으로 밀어내는 사람들 속에서 끝까지 붙잡아주는 사람이 그래도 한 명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아기의 편에 서야 할 그 한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정답없이 반복되는 질문들이다.

  이번에 장 수술을 받은 아기는 심장도 수술을 받아야 할지 모른다. 장 수술보다 훨씬 더 크고 어려운 수술이 될 것이고, 부모님은 또 수술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려고한다. 이렇게 마음을 굳게 다잡지만 무심결에 떨군 고개에서 깊은 한숨이 흘러나온다. 나는 혹여 아기에게 한숨을 들킬까봐 서둘러 고개를 들고 말한다.

  “아가, 이건 한숨이 아니라 심호흡이야. 너와 함께 버텨내기 위한 심호흡이란다.”

  그렇게 또 나는 아기의 한편이 되어간다. ‘절대로 의심하지도 포기하지도 말고 그냥 믿어주자’ 고 끊임없이 되뇌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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