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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약속의 문

  • 연도2017년
  • 수상동상
  • 이름이재언
  • 소속뉴프라임연산병원 신경외과
거울 앞에 선다. 안경 쓴 두 눈만 수술용 캡과 마스크로 반쯤 가려진 얼굴 위에서  반짝거렸다. 거울 안의 나와 잠시 눈을 마주치고는 중얼거렸다. “차분하게” 신음하듯 내뱉는다. 구두닦이 솔처럼 생긴 수술용 솔로 손톱 밑을 박박 문지르며 다시 거울을 본다. 마음을 다잡는다.

수술의 시작은 언제나 소독용 세수대 거울 앞에서 부터다. 손을 소독용 비누로 씻고 난 후 수술방으로 들어간다. 간호사가 건네준 타월로 손을 닦고 수술복을 껴입는다. 수술용 글로브를 두겹으로 낀다. 손이 좀 빡빡하지만 곧 익숙해진다. 환자 앞으로 다가간다. 메스를 집어든다. 수술의 시작이다. 어떤 수술도 시작은 변함없이 똑같다. 하지만 수술의 과정은 한번도 똑같은 적이 없다. 매번 다르다. 긴장과 집중이 반복된다. 다시 한번 꼼꼼히 살핀다. “이제 끝내도 되겠구나.” 수술을 마친다.

늘 별 탈 없는 게 아니다. 후두부골절로 응급수술을 할 때였다. 두개골 아래로 피가 고여 혼수상태인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 빨리 혈종을 제거하고 어디서 출혈이 되는지를 찾아 지혈해야 한다. 촌각을 다투는 일이다. 두개골을 여는 순간이었다. 검붉은 피가 폭포처럼 흘렸다. 환자 몸의 피가 전부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 같았다. 마취과 교수님이 갑자기 소리쳤다. “어레스트” 심장이 멈춘 것이다. 급히 환자를 돌려 눕히고 심폐소생술을 했다. 까마득한 시간이 흘렀다. 그 순간 나는 얼어붙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다른 수술방에서 수술하고 있던 주임교수님이 나의 수술방으로 들어왔다. 한마디 건넸다. “내 사전에 테이블 다이는 없다.” 무조건 환자를 살리라는 호통이었다.

환자의 심장이 다시 뛰었다. 그 와중에 어쨌든 지혈하고 수술을 마쳤다. 골절된 두개골을 제거하다 혈관(정맥동)이 찢겨져 과다출혈이 원인이었다. 그때 좀 더 주의를 했어야 했다. 그 후 환자는 중환자실에 집중치료받고 점차 회복되어 걸어서 퇴원했다. 수술방에서 화급의 시간 화살은 언제나 나를 관통한다. 꽤나 아프다. 다시  읖조린다. 차분하게.

수술실 입구는 기다림의 문이다. 수술실로 환자를 들여보내고 애타는 가족은 수술실 앞에서 서성거린다. 기다림의 시간은 느리다. 한참이 지난 것 같은데 시계를 들어다보면 몇 분 안 지났다. 수술실 문이 열리면 의사가 나와 수술이 잘 끝났다고 알려줄 것 같아 눈은 수술실 문을 꼭 붙잡고 있다.

살면서 평생 수술실로 몇 번이나 들어갈까. 큰 수술이든 작은 수술이든 한 두번 정도 일게다. 누구나 수술실은 두려운 곳이라 여긴다. “마취가 깨지 않으면 어떻하지”, “수술이 끝나면 몹시 아프다던데”, “수술이 잘 못되면...” 생각하기 싫은게 꼬리를 문다. 희망과 불안이 뒤섞이는 곳이 수술실이다.
나는 매일 수술실을 수도 없이 드나든다. 내게 기다림의 문은 수많은 약속의 문이 된다. “그 약속을 다 지켜낼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았다.

십여년 전 수술방에서 나는 환자를 잃었다. 간단한 수술이었는데 혈관 손상으로 인해 과다출혈로 저혈압 쇼크에 빠졌다. 며칠 있다가 간 신장기능 부전으로 환자는 사망했다. 당시 76세였던 할머니환자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가족들과 보호자들은 비통해 했고 나를 많이 원망했다. 나는 한동안 우울하고 몹시 괴로웠다. 긴 슬럼프였다.
내가 왜 괴로울까. 환자를 너무 아끼고 사랑했던 탓일까.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환자에게 미안해서 괴로웠을까. 나는 나에게 몇 번이고 되물었다. 솔직한 대답이 나오길 묻고 또 물었다.

답을 찾았다. 내가 괴로웠던 단순한 이유는 나 때문이었다. 이기적인 나였다. “수술 실력이 그것 밖에 안되나” 주변 시선으로부터 비난이 두려웠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고 위로의 말을 듣고자 했던 게 아니라 뒤에서 수군거리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듣기 싫었던 게다. 여전히 괴로웠던 것은 나의 잘난 알량한 자존심 때문이었다. 나는 그 알량한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제야 편안해졌다.

수술실 한 구석에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앉았다. 차가웠다. 여기는 나의 외로운 공간이다. 수술실의 무영등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 불빛 아래서 수술방의 시간이 나를 꿰어찼다. 인내하며 차분하게 수술을 잘 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토닥거렸다. 그렇게 차츰 외과의사가 되어갔다.

이제 수술실은 차갑지 않다. 수술실 문은 기다림과 약속의 문이기도 하다. 수술실 입구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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