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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그냥 계속 탱고를 추어요

  • 연도2023년
  • 수상동상
  • 이름김용래
  • 소속남양주백병원·정형외과

몇 년 전 ‘나쁜 녀석들’이라는 국내 드라마를 본 적 있다. 어느 장면에서 주연배우가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말을 하였다. 재치가 있는 대사라는 생각이 들면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나중에 그 대사가 생각나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그 말이 티베트의 유명한 속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좋겠지만 걱정이란 것은 참으로 고약해서 걱정하면 할수록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크기가 눈덩이처럼 커진다. 나는 하필이면 직업이 의사인지라 그 걱정이란 놈을 마음 한 귀퉁이에 큰 혹으로 달고 오는 사람들을 고객으로 상대해야 한다. 간혹 그 걱정이 과도한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의사들은 이런 과도한 걱정이 치료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심각한 방해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운동선수인 아들의 손이 아픈데 정밀검사 한번 하면 금방 진단 될 문제를 CT 검사의 방사선이 걱정된다면서 엑스레이 한 장만 들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아버지도 본 적 있다. 수술 부작용을 걱정하다가 수술 시기를 놓치는 환자는 수도 없이 많이 본다. 하지만 이런 부류의 환자가 있다면 다른 부류의 환자도 있기 마련이다, 나의 의사 초년병 시절, 아직 수술에 대한 경험이 충분하지 않을 때 만났던 어떤 환자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어느 날 이십 대 중반의 젊은 청년 하나가 심하게 멍들고 부은 팔을 부여잡고 진료실로 들어왔다. 심하게 낙상했는데 그 후로 팔꿈치가 풍선처럼 붓고 멍이 들고 매우 아픈데다가 팔꿈치 자체를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엑스레이를 촬영해보니 상태는 처참했다. 요골두는 여러 조각으로 박살이 나 있었고 척골의 구상돌기도 골절되어 심하게 전위되어 있었으며 진찰상 팔꿈치 관절 양옆 측부인대는 모두 파열이 되어 장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관절은 뒤쪽으로 완전히 탈구되어 있었다.


이 상황을 확인한 순간 내 마음속의 걱정이라는 혹이 심히 거대해졌다. 작은 가게를 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는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의 팔을 내가 다시 정상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이렇게 심한 팔꿈치 손상은 수련받을 때도 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복잡한 머릿속을 일단 대충 수습하고 환자에게 상태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를 늘어놓았다. 관절의 강직이 올 수도 있고, 골절의 불유합이 올 수도 있으며, 수술 중 신경마비가 올 수도 있는 위치이고, 관절이 다시 탈구될 수 있으며, 나중에 최종적으로 퇴행성관절염으로 팔이 계속 아플 수도 있다는 둥 여러 나쁜 결과들을 쏟아내었다. 보통 이쯤 하면 환자들의 표정도 사색이 되고 할 말을 잃는 경우가 많다. 상당수의 환자는 더 경험 많은 의사에게 가보겠다고 말한다. 내가 자신이 없었기에 마음속으로 그러한 반응을 노렸다는 것이 나의 솔직한 고백이다. 그런데 그 청년은 내 말을 들으면서 표정의 변화가 크게 없었다. 설명을 잠잠히 다 듣고 나서 입을 열었다.


“어쩔 수 없지요. 제가 이렇게 다쳐 온 것이니까요. 선생님은 그냥 선생님께서 하실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주세요.”


그 순간 내 마음의 걱정이라는 혹은 악성종양이 되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도저히 수술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병원에 가지 않고 나의 손에 팔을 맡기겠다는 환자를 억지로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밤새 교과서를 읽고 또 읽고 수술 영상을 찾아보고 나름대로 철저히 준비한 후 이 부담스러운 수술에 들어갔다. 마취된 환자의 팔꿈치는 버그럭거리며 저항 없이 빠졌다가 들어갔다 했다. 관절의 안정성이 전혀 없는 힘없는 꼭두각시 인형 관절을 만지는 것 같았다.


숨을 길이 없으니 환자가 원하는 대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일곱 조각이 나버린 요골두를 입체퍼즐 맞추듯 한 덩어리로 만들고 이를 요골 본체에 나사와 철판을 이용하여 고정하였다. 팔꿈치 깊은 곳에 있는 구상돌기를 어렵게 찾아 겨우 원래 위치에 고정하고 양옆의 측부인대는 최대한 꼼꼼하게 봉합해 주었다. 무아지경 상태로 수술을 하였던 것 같다.


그렇게 수술을 마치고 환자에게 말했다. 환자가 나에게 원했던 대로 나는 최선을 다했으니 경과나 지켜보자고. 환자에게 “잘 회복될 겁니다”라는 위로의 말을 한마디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늘 안 좋은 쪽을 먼저 생각하는 나는 환자에게 결과가 어떨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였다. 수술 후 깁스로 꽁꽁 팔을 묶어 놓았다가 한두 달이 지나면서 재활을 시작했다. 4개월 정도 흐른 시점에 환자가 진료실로 들어왔다. “팔 좀 어때요?”라는 질문에 환자가 씩 웃으면서 대답했다. “이제는 멀쩡해요.” 수술한 팔을 보니 관절운동 범위가 100%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제는 통증도 없다고 말했다. 엑스레이 검사에서 내가 열심히 맞춰놓은 뼈는 큰 문제 없이 잘 유합되어 있었다. 관절의 불안정성도 느껴지지 않았다. 환자가 “선생님 팔 잘 고쳐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라고 말하였다. 나는 “환자분이 잘 나아서 내가 오히려 고마워요”라고 했다. “환자분의 낙천적인 성격이 환자분의 팔을 낫게 한 것이라 생각해요”라고 덧붙여 주었다.


환자는 수술 후 치료 과정에서도 전혀 초조해하거나 불안해하지 않았다. 내가 지시하는 사항을 감정의 동요 없이 묵묵히 잘 따라 주었다. 내가 회복기 중간중간에도 경고성 발언, 안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음을 수시로 상기시켜 주었지만, 그 환자는 동요하지 않았다. 첫 진료 때 설명을 듣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내가 걱정한다고 뭐가 달라지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선생님은 선생님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으면 그만이지’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 이후로 살아가면서 걱정이라는 나쁜 놈이 내게 올가미를 씌우려 들 때마다 그 환자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냥 최선을 다해 주세요.” 그 말을 청량제 삼아 내 마음가짐을 다잡곤 한다.


영화 ‘여인의 향기’를 보면 주인공인 알 파치노가 젊은 여성과 탱고를 추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이 그 젊은 여성에게 탱고를 출 것을 제안하자 그 여성은 실수가 걱정되어 춤추기가 겁이 난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알 파치노는 “실수해서 춤이 엉켜버리면(get all tangled up), 그냥 계속 탱고를 추어 나가세요(just tango on)”라고 답한다. 오래전 그 환자가 했던 말 “그냥 최선을 다해 주세요”와 같은 맥락이리라.


인생을 살다 보면 수만 가지 걱정거리가 튀어나와서 일상을 엉켜버리게 만든다. 대부분 걱정을 한다고 해도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럴 때 그 걱정에 매몰된다면 인생이 더욱 위축될 뿐이다. 성경의 마태복음에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라도 더할 수 있겠느냐'라는 말씀이 있다. 우리는 그냥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 살아 나가면 된다.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안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말고 무엇이 더 있으랴?


오늘도 걱정이란 혹이 여러 개 달린 마음을 속에 품고 산다. 오래전 나의 그 환자가 했던 말, “그냥 최선을 다해 주세요”라는 이 말을 잊지 않도록 지금은 가물가물한 그 환자의 얼굴을 떠올려 본다. JUST TAN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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