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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하얀 태양

  • 연도2005년
  • 수상은상
  • 이름이방헌 소장
  • 소속한양대학교병원 심장센터


땀이 등을 타고 내린다.  청진기를 귀에서 떼니 선풍기의 회전소리가 텅 빈 진료실에 요란하다. 토요일인데다 장날이라 물건을 팔아 모처럼 약도 짓고 영양주사를 맞으러 오는 섬 사람들 때문에 환자가 무척 붐볐다. 시골 토박이 말은 알아듣기도 어렵지만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말을 숨기며 병을 알아맞혀 보라는 식이니 더욱 힘들다. 환자가 말을 아끼면 의사는 약을 아끼는 법인데….
시원한 오이냉국과 생미역으로 점심을 때우고 의자에 등을 기댄 채 창 밖으로 시선을 던진다. 병동 앞 정원에는 등나무가 그늘을 넓게 드리우고 있지만 잎사귀는 꿈적도 않는다. 흐르는 구름 속에 나의 마음도 흐른다.
“바다가 좋아 가는 거니? 낭만보다 현실을 생각해야지, 안 그래?”
친구들의 환영이 하나 둘 뇌리에 떠올랐다가 내 마음을 아프게 찌르면서 사라진다. 사실 말이 시이지 인구 10만여 명 밖에 안 되는데다가 여기까지 오려면 부산에서도 하루에 두 번 밖에 없는 배를 타고 두어 시간을 와야 한다. 일기가 나빠 배편이 없는 날이면 생선 비린내가 찌든 버스 속에서의 고생은 더욱 말이 아니다. 그런 외진 항구에 나는 가족과 함께 와 있다.
후텁지근한 열풍을 타고 갑자기 창 밖에서 소란스런 소리가 들렸다. 간호사가 얼굴이 상기된 채 들어왔다.
“어떤 남자가 아를 업고 헐레벌떡 뛰어 왔는데예, 여긴 소아과가 없으니 빨리 큰 도시로 가라니까 몬 가겠다쟎습니꺼. 딴 병원도 가니까 소아과가 없다고 이리 가라 해서 왔다쟎습니꺼.”
눈은 쑥 들어가고 숨도 안 쉬어 금방 죽을 것만 같다는 말을 미처 다 듣기도 전에 나는 얼른 하얀 가운을 걸쳤다. 응급실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아이를 보자 가슴이 뭉클해졌다. 대여섯 살이나 됐을까 하는 여자아이가 가녀리게 숨을 쉬고 있었다. 차디찬 몸, 움푹 파인 눈. 말라서 살도 없지만 배는 홀쭉하고 잡은 살이 마치 진흙처럼 스르르 펴진다. 심한 탈수 증세다.
“선생님요, 이 아 좀 살려 주이소, 예, 제발 이 아 좀 살려 주이소. 이 아는 살아야 합니더. 선생님요, 배탈 나 어제부터 설사를 주룩 하는 아를 뎃고 어데로 가란 말입니꺼?”
하소연과 원망이 섞인 목소리였다.
아이의 맥박은 거의 잡히지 않았다. 생리 식염수를 빨리 준비시켰다. 가냘픈 팔이라 혈관을 찾을 수 없어서 겨우 이마에 주사를 꽂았다. 리본을 달아야 할 머리에 주사침을 꽂다니…. 눈이 초롱초롱한 딸의 얼굴이 겹쳐 떠올랐다. 그리곤 보호자의 이야기가 내 눈앞을 가렸다.
달포 전쯤이라 했다. 뱃머리에 나가 일하고 밤늦게 돌아와 보니 아기는 잠자고 있는데 아내의 얼굴은 보이지 않더란다. 시장에 나가 물건을 팔고 나면 먼저 집에 와 있던 아내였었는데…. 오늘은 좀 늦나 싶어서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았지만 아내의 모습은 끝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불현듯 ‘교통사고라도….’하는 불길한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려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밥상 위에 놓인 종이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단다.

‘바다와 가난이 싫어 떠납니다.’
전에도 몇 번이고 육지에 가 살자고 졸라댔지만 외아들인 그는 객지로 나갈 수가 없었단다. 그의 아버님과 조상들이 모두 저 바다 속에 묻혀 있으니….
“선생님요, 좀 살려 주이소. 돈은 한 푼도 없이 우짭니꺼. 이 자슥 좀 살려 주이소, 예.”
그의 눈물은 그렇게 하소연하고 있었다.
“내게도 저만한 딸이 있습니다.”
내 말이 그의 마음에 가 닿기나 했을까. 나도 몰래 손이 모아지며 떠오르는 글이 있었다.

‘꺼지는 등불도 끄지 않게 하시고
상한 갈대도 꺾지 말게 하소서.
뛰노는 맥박에서
영원한 생명의 신비를 알게 하시고
따뜻한 심장의 고동에서
한 생명의 존귀를 깨닫게 하소서….’

중조수를 섞어 수액을 조금 빨리 들어가도록 이르고 나서 진료실로 돌아왔다. 전화가 울렸다. 다섯 살 난 딸의 전화였다. 그때서야 토요일에 수영하러 가기로 했던 약속이 생각났다. 딸과 병상의 아이. 두 얼굴이 뇌리에서 한동안 오버랩 되었다.
“바다는 내일도 출렁일 거야.”
그러고 보니 진료실에서 한밤의 별을 본 지도 참 오랜만이었다. 별은 지다가 다시 뜨고 사라졌다가 다시 반짝거렸다. 사람도 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새벽녘이었다.
얼마 동안이나 눈을 붙였을까. 남해의 여름 햇빛에 눈이 부셔 깬 것 같다. 병실에 누워 있는 아이의 얼굴엔 생기가 돌았다. 이제야 깊은 고통의 잠에서 깨어난 듯 평화로운 모습이다. 새로운 생명이 눈을 뜨고 눈동자를 굴리며 몸을 뒤척인다. “엄마, 엄마”하며 고개를 두리번거린다. 아빠는 창으로 고개를 돌려 긴 한숨을 쉬고 나서는 아이의 볼에 얼굴을 비벼댄다.
“살아야지. 아믄, 살아야지, 이 자슥아.”

싱싱하게 다시 바닷속을 뛰노는 물고기의 환영이 떠올랐다. 꼬마의 발그스레한 볼을 두어 번 두드려 주고는 병원 문을 나섰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내 마음 같다. 그리고 그 파란 하늘에는 튜브를 어깨에 멘 딸아이와 금방 깨어난 그 아이가 손을 잡고 뛰어오는 모습이 아른거렸다.
하얀 태양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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