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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의 마지막 선물

  • 연도2007년
  • 수상금상
  • 이름배동철
  • 소속대한생명 대구 검진센터 가정의학과
 

어머님의 마지막 선물


배동철 


여느 때와 다름 없는 날이었다. 검진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고, 순서에 따라 진료를 하고 있을 때였다.

“할머니, 들어오세요.”

간호사의 안내에 따라 내 방으로 들어오시는 할머니 한 분이 있었다. 절룩거리는 걸음으로 조심조심 내앞에 앉으신 할머니. 나는 그 분을 보는 순간, 둔탁한 둔기로 머리를 세게 후려맞은 듯, 의식이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두 눈이 붉게 충혈되면서 가슴 한구석이 고추냉이를 씹은 것같이 몹시 아려왔다. 노송의 가지처럼 휘고 굽어진 손가락. 실핏줄이 다 드러나 보이는 투명한 피부. 검진 가운 아래 드러나 보이는 발목은 어린아이의 그 것처럼 여위어 있었다. 장바구니 하나 제대로 둘러맬 여유조차 없는 좁은 어깨. 굽은 허리를 따라 휘어진 목줄기. 할머니의 모습은 내가 가장 사랑했고, 그리워했던 사람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어쩜, 이렇게 똑같을까!’

나는 한참을 할머니의 모습만 묵묵히 쳐다보며, 말을 하지 못했다.

“내가 병이 있어서.. .”

할머니는 나의 시선이 민망하신지, 굽은 손가락을 오므리시곤 가운안으로 집어 넣으셨다. 나는 그제서야 정신을 수습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할머니, 류마티스 관절염이 심하시네요.”

“내가 이렇게 아프께네, 우리 아들이 여기 예약해서 자꾸 가보라고 안카능교.”

할머니는 베시시 웃으시며, 슬그머니 아들 자랑을 하셨다.

“하하, 할머니, 잘 오셨어요. 아들 자랑하시는 건, 우리 어머니하고 똑같으시네..”

목이 콱 막혀 오는 걸 간신히 참으며, 나는 할머니에게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해 말씀드리고, 주의 사항 등을 상세히 일러 드렸다. 뒤에 검진 대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잊은 채, 한참을 말씀드리고, 또 말씀드렸다. 이상한 힘에 이끌려 할머니를 금방 내보낼 수가 없었다. 설명을 하는 동안, 목은 연신 막혀오고, 가슴 한 구석이 몹시 쓰라렸다. 대기자들의 따가운 시선과 간호사들의 의아한 표정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할머니의 손을 잡고 직접 방사선 실까지 안내해 드렸다. 할머니는 나의 행동에 부담을 느끼신 듯, 어설픈 미소로 계속 인사를 하셨다. 다시 내방으로 들어온 나의 목 뒤로 한 줄기 땀방울이 흘러 내렸다. 너무 열심히 설명을 한 탓일 까? 아니었다. 그 땀방울은 깊은 회환의 눈물이었다.


 어머니는 젊으셨을 때부터,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으셨다. 손마디는 구부러지시고, 오랜 약물 복용으로 위장병과 고혈압까지 앓고 계셨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항상 방 한구석에 이불을 펴고 누워 계셨던 어머니. 학교 선생님을 면담하실 때면, 오래된 보라색 망사 장갑을 끼셨던 어머니. 남편의 무관심과 냉대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으셨던 어머니. 그러면서, 몸이 허약했던 나를 위해, 어려운 살림에도 소고기 반찬을 항상 챙겨 주셨던 어머니였다. 나에게 그런 어머니는, 원망스러우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였다. 어머니의 희망은 오직 자식들이었다. 병들고 지친 육신을 그토록 오래 지탱할 수 있었던 힘은, 자식에 대한 믿음이었다. 내가 의대를 졸업하던 날, 어머니는 불편한 다리를 끌면서, 졸업식장까지 따라 오셨다. 두 눈에 글썽이던 어머니의 눈물을 아직까지 잊을 수가 없다.

 어머니의 병세는 십여년 전부터 급속히 악화되기 시작하셨다. 내 나름대로 의학 지식을 최대한 동원해 어머니를 돌봤지만, 어머니는 점점 나빠지기만 하셨다. 병원에 입원도 수차례를 하고, 집에 가져다 놓은 약만 한 상자를 넘을 정도였다. 어머니는 의사인 나에게, 최초이자, 가장 오래된 단골 환자 였다.

 결국 거동조차 못하시게 되고, 패혈증까지 생기게 되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던가. 의식 없이,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어머니곁을 지키며, 나는 혼잣 말을 되뇌이고 있었다.

“어무이, 마, 이제 편안히 쉬시소.”

너무 힘들고 지쳐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던 그 말이, 어머니가 돌아가신뒤, 가슴 한 중간에 박힌 못이 되어 나를 괴롭혔다. 시간이 갈 수록 지워지긴 커녕 점점 살을 더 깊이 파고 들어갔다. 왜, 내가 그런 말을 중얼거렸을까? 어머니가 얼마나 서러우셨을까? 의사인 내가 그런 말을 하다니. 술에 취할 때마다, 나의 잘못을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 이미 해지가 되었지만, 거동이 불편하셔서 장만해 드렸던 어머니의 핸드폰으로 수없이 문자 메세지를 보내곤 했다.

“어머니, 죄송해요, 용서하세요.”

하지만, 어머니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할머니께서 검진이 끊나고, 돌아가실 때였다. 나는 할머니뒤를 졸졸 따라 가며, 전에 했던 말을 다시 말씀드렸다. 할머니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고개만 끄덕이셨다. 속으로,‘뭐 이런 놈이 다있나?’ 아니면, ‘여기 너무 친절하네!’하는 상반된 마음이 뒤섞인 표정이셨다. 입구까지 바래다 드리며, 멍하니 할머니의 뒷 모습을 바라 보았다. 절룩 거리며, 걷는 할머니의 뒷 모습에 자욱히 안개가 서렸다. 간호사가 가까이 다가와 나에게 말을 건넸다.

“선생님, 아시는 분이세요?”

“예,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지요.”

“음.”

간호사는 그제서야 나의 행동을 이해하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생각했다. 아,이제서야 조금이라도, 환자의 아픔을 이해하는 의사가 되었구나. 어머니가 나에게 주신 선물중 가장 큰 것은 사랑이요, 그리고, 그 다음은 바로 이 가르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의 그 고통을 짐이라고만 느꼈던 나에게, 어머니는 나의 심장에 커다란 대못이 되어, 참 가르침을 알려 주시는 것이었다. 환자와 진정 하나가 되진 못하더라도, 그들의 고통을, 일부라도 이해하는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그 날, 나는 엄마의 사랑을, 또 하나의 어머니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날이었다.

“엄마, 그리고, 어머니, 진정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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