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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내 마음속의 촌지

  • 연도2015년
  • 수상동상
  • 이름김동환
  • 소속김동환이비인후과의원
  보통 25년 전이라고 하면 기억이 가물가물하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나도 50 줄에 들어서니 불과 며칠 전 일도 흐릿할 때가 많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나에게 그 날의 생생한 기억이 마음속에 남아있는 것은 왜일까? 그때는 의사 면허를 막 따고 인턴을 하던 7월의 더운 여름날이었다. 전날 내과 응급실 당직으로 밤을 꼬박 지새우고 병실 환자의 채혈을 얼른 시행한 후 인턴숙소로 몰래 가서 한 시간쯤 눈을 붙이고 응급실로 다시 돌아오니, 내과 1 년차 선생이 곱지 않은 말투로 어디 쳐박혀 있다가 이제야 오냐고 소리를 질렀다.

  “여기 65세 여자 환자, 복수가 꽉 찬 간암 말기 환자인데 혼수상태로 더 이상 가망이 없는 호프리스(hopeless)이니 앰브백 잡고 집에 모셔드리고 사망선고 하고 와.”

  환자를 인계받고 앰브란스에 환자를 실으니 남매로 보이는 남루한 차림의 환자 보호자가 함께 탔다. 차는 사이렌을 요란히 울리며 좌우로 요동을 치면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데 뒤 칸에서 앰브백을 잡고 있는 나는 고역을 치르며 속도 느글거리고 하여 여기가 어디냐고 물으니 아리랑 고개란다. 하늘 아래 첫 동네를 가는 것처럼 끝도 없이 올라가더니 기사 아저씨가 차를 세우고 “여기서부터는 골목이 좁아 차가 더 못 들어가니 들것에 싣고 한 200 미터 걸어가야 한대요”라고 했다.
 
  ‘아이고, 맙소사! 200 미터나! 이 더위에 이 무거운 환자를 어떻게 들것에 들고 가나.’

  야전 군대에서 쓰는 간이 들것에 복수로 꽉 찬 무거운 환자를 싣고 나는 앰브백을 잡고 기사와 남자 보호자가 앞뒤에서 들것을 들고 한여름 낮의 뜨거운 태양 밑에서 한바가지의 땀을 쏟으며 도착했다. 잠금장치도 없는 녹슨 철제 대문을 여자 보호자가 슥 밀어서 열어주어 안으로 들어갔지만 지하층으로 들어가는 문은 너무 좁아 그대로 통과가 안 되는 난관에 부딪혀 들것을 옆으로 비스듬이 세워서야 겨우 문을 통과했다. 어두컴컴한 단칸방이었다. 환자를 이부자리에 눕히고 기사 아저씨가 들것을 챙기면서 나한테는 빨리 오라는 당부를 하고 먼저 갔다.

  튜브를 빼려는데 방안이 너무 어두웠다. 밖에는 햇볕이 쨍쨍 비추는 한 낮인데 천장 가까이에 있는 아주 작은 창문에서 나오는 햇빛은 임종을 앞둔 환자의 들리지도 않는 숨소리만큼 너무나 가냘팠다. 내가 “불 좀켜주세요” 하니 남자 보호자가 “죄송해요, 여기서 저희 남매랑 어머니가 월세를 내고 사는데 어머니 병간호에 돈을 쓰느라 월세를 못 냈더니 주인이 도란스를 내리고 전기를 끊었어요”라고 답했다.

  가까스로 어둠속을 뚫고 내가 튜브를 제거하고 사망 선고를 하려고 동공상태를 보고 심장이 뛰는지 듣기 위해 펜라이트와 청진기를 꺼내려고 가운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아차 새벽에 몰래 숙소에 들어가서 좀 편안히 자려고 무거운 가운 주머니의 소지품을 두고 온 것이다. 청진기나 펜라이트 등 소위 말하는 인턴의 기본 무기가 없으니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씹으라고 먼저 환자 바지를 내리고 사타구니에 손을 대어 동맥이 뛰지 않는 것으로써 맥박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청진기가 없으니 내 귀를 환자 심장 쪽 가슴
에 바짝 대고 들어보았다. 주변에 아무 소음이 없어서 적막하고 더 고요하여 편안히 영면에 드신 듯 아무 소리도 안 들렸지만 이것으론 사망선고를 하기는 불충분했다. 그렇다고 장갑도 없는 맨 손가락을 사자(死者)의 항문에 넣을 수도 없고 하여 환자의 동공을 확인하고자 눈을 까뒤집었으나 지하 방안으로 들어오는 빛은 좀 전에 운명하기 직전의 환자의 숨소리처럼 희미하고 갸날프게 들어와 도저히 어두워서 제대로 동공을 확인할 수 없었다.

  “너무 어두운데 후래쉬 없어요 ?” 하고 물으니 “손전등은 없고 라이터가 있어요” 하며 당시 길거리에서 50원이면 살 수 있는 노란 플라스틱 라이터를 켜주었다.

  “이미 운명하셨습니다.”

  정말 코메디언 프로에서나 나올 뻔한 상황으로 사망 선고를 하니 남매가 대성통곡을 했다. 나는 나의 임무가 여기서 다 끝났기 때문에 얼른 빠져나와 앰브란스 있는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잠깐만요 !”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남매가 모두 뛰어나왔다.

  “선생님! 너무 감사하고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두 남매가 인사를 90도 각도로 하여 

  “네, 이제 얼른 집에 들어가세요” 하고 다시 길을 재촉하려고 하니 여동생이 “오빠, 이제 우리 어떻게 장례 치르지?” 하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내가 그 얘기를 들어도 어떻게 도와주거나 해결해 줄 방법이 없어 “저는 빨리 병원에 복귀해야 하니 장례 문제는 두 분이 주변에 친척이나 이웃과 상의해보세요”라며 얼른 자리를 피하려 했다. “잠깐만요” 하고는 여동생이 오빠에게 “오빠, 선생님 빨리 가셔야 하고 선생님과 기사분 모두 수고하셨는데 좀 드려요 빨리”라고 하니 오빠가 얼른 지갑을 열었다.

  오빠가 바로 내 옆에 있었길래 지갑을 여는 것을 어깨너머로 저절로 보게 되었는데 마침 햇살이 지갑 속으로 비춰 만 원짜리 딱 두 장이 반짝 빛나 보였다. 오빠가 아무 주저 없이 이만 원을 꺼내 내 손에 쥐어줬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이만원 밖에 드릴 수가 없는데 만원은 선생님 가지시고 만원은 차에 가셔서 기사아저씨께 저희가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주시면서 드리세요.”

  차마 받을 수 없는 돈이다. 지금 당장 장례 치를 돈도 없고, 또한 월세도 못 내고 전기까지 끊긴 매우 궁핍한 이들에게는 아마 현재로서는 이 이만 원이 총 재산이나 다름없을 텐데 어찌 인간의 탈을 쓰고 이 돈을 받을 수 있겠는가?

  내가 완강히 거부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동생이 울먹이면서 “선생님, 돈이 너무 적어서 죄송해요. 저희 성의이니 제발 받아주세요” 하고 내가 오빠 손에 돈을 다시 집어주려는 것을 막으면서 내 손을 꼭 잡았다.

  “아니 장례도 치르시기 어려울 텐데 제가 오히려 도와드려야죠, 어떻게 제가 이 돈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제가 이 돈을 받으면 평생 죄 지은 마음으로 살 것입니다. 저 여기서 실랑이 할 시간이 없으니 제발 이 돈다시 받아주세요.”

  “선생님, 이 돈이 비록 너무 적어 보잘 것 없지만 선생님이 우리 엄마를 잘 돌보아주신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저희가 드리는 정성스런 성의로 생각하고 꼭 받아주세요. 그리고 앞으로 좋은 의사 선생님 꼭 되세요. 어려운 사람을 많이 생각해주시는 훌륭한 의사 선생님 되세요.”

  “아니, 뭐하는 겁니까! 빨리 안 오고.”

  저 멀리서 기사 아저씨가 뿔난 표정으로 고함을 친다.

  두 남매의 얼굴에는 내가 이 돈을 받아주십사 하는 표정이 절규하듯 너무나도 간절해보인다.

  “네, 이 돈 받고 앞으로 평생 이 촌지를 제 마음 깊숙이 기억하고 간직하겠습니다. 부디 행복하십시오. 혹기회가 닿으면 한번 오겠습니다.”

  나는 간단한 목례를 하고 내 손에 쥐어준 만 원짜리 두 장을 쥐고 앰브란스를 향해 쏜살같이 뛰었다. 늦었다고 다그치는 기사 아저씨가 내가 쥐어준 만원을 보고 평소와는 다르게 흠칫 놀라는 표정으로 “아니, 왜 이런 것을 받아왔어요, 보아하니 그 사람들 엄청 어려운 것 같은데 받지 말지” 하면서 내가 준 만원을 호주머니에 넣는다.

  “나도 받고 싶어 받은 것이 아니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이날 받은 만 원짜리 지폐를 지갑속의 작은 비밀주머니에 꼬깃 접어 의사 생활을 하면서 평생 간직하고 살아야겠다고 결심을 했었지만 그후 바쁜 레지던트 생활을 하면서 돈도 간직하지 못하고 한번 찾아가겠다는 약속도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늘 아직까지 그 촌지를 내 마음속 깊숙한 곳에 간직하고 있다. 
  
  의사로서의 첫발을 디딜때 어느 교수님이 의사는 가난한 사람을 등쳐먹지 말고 그들을 잘 돌보아주라고 하신 말씀을 다시 한번 기억하면서, 의료가 국민 모두에게 공평하고 고른 혜택을 주는 것처럼 인식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가난하고 힘 없는 약자는 여러 불합리한 제도로 인하여 평등한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의사를 그만 두는 날까지 이 촌지의 뜻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살 것이다.

  제대로 된 의료혜택도 못 받고 떠나신 남매의 어머니가 의료라는 단어가 필요 없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하늘 나라에서 평안히 쉬시기를 기원드리며 아울러 이 땅에도 의료만큼은 그러한 평등이 실현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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