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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마음의 산책입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중에서

입이 두 개

  • 연도2015년
  • 수상동상
  • 이름강유리
  • 소속서울성모병원
  만지는 순간 확신했다. 교과서적인 표현들이 손 안에 있었다. 별 모양, 삐죽빼죽한, 비정형, 딱딱한. 그리고 며칠 후 조직 검사 결과가 확정되었다.

  “암입니다.”

  ‘아, 역시.’

  나는 그렇게 유방암 환자가 되었다.

  정말 무서웠다. 가슴에서 몽우리가 만져진 것은 겨우 몇 주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암이라고 생각한 것은 그 때문이기도 했다. 너무나 빨리 자라난 내 몸 안의 덩어리. 진단을 받은 이후로도 날마다 암은 내 가슴 위에서 커지는 것 같았고, 수술이 너무 늦게 되어서 스테이지가 바뀔까봐 나는 정말 무서웠다.

  그래서 수술이 빨리 잡히고 끝나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항암이야 그냥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으면 되겠거니, 복직을 언제쯤 해야 할지 그런 것만 생각했다.

  하지만 내 약혼자는 달랐다. 퇴원을 앞두고, 앞으로 어떻게 할까를 이야기하던 중이었다. 그는 계속해서 항암 치료 중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했다.

  “항암 부작용? 토하거나 백혈구 낮아지는 거? 토하는 건 약을 먹으면 괜찮을 거예요.”

  “환우회에 보니까 약 이야기는 없던데? 주는 거 맞아요? 그런 약이 있어요?”

  환우회? 사실 나는 환우회가 불편했다. 굳이 환자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해봤자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을까. 게다가 이상한 약초 이야기는 물론 의사들 뒷담화가 나올 게 당연하지 않은가. 그런 곳에서 정보를 얻다니! 약혼자가 의사인데! 자존심이 살짝 상했다.

  “구토 방지제라고 있어요.”

  “보통 얼음 물고 있고 신 거 먹으면 괜찮다고 하던데요?”

  “그게 뭐예요, 입덧도 아니고…….”

  “맞아요, 입덧 같다고 한 사람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러면, 그 구토방지약 먹으면 괜찮아지는 거 맞는 거예요? 이 병원만 주는 건가? 주는지 간호사실에 확인해볼까요?”

  그 말에 나는 기어이 참지 못했다.

  “저기요, 심하면 주고 안 그러면 안 주는지 나도 몰라요. 나도 항암 치료 하면서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모른다고요. 그래도 중요한 설명은 다 들었잖아요. 그냥 치료 받으면 되잖아요. 아니면 대체 어쩌자는 거예요? 치료 받지 말라는 거예요, 지금?”

  그러자 약혼자는 되묻는 것이었다.

  “그 중요하다는 설명이 대체 뭐에요? 나는 잘 모르겠던데…….”

  “같이 들었잖아요! 수술은 이렇게 할 거고, 몇 주 있다가 항암 시작하는데 그 전에 통합 진료에서 최종 약제가 결정 날 거다, 항암 부작용은 어떤 게 있고 운동은 어떻게 해라, 그런 거요!”

  “그러니까요, 약을 어떤 걸 맞을지 결정하는 거 말고, 약을 맞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냐고요. 당신 몸이.” 

  어라? 나는 순간 머릿속을 더듬었다. 항암제를 맞으면, 환자는 어떤 일을 겪더라? 물론 암세포가 죽을 것이다. 그리고 정상 세포도 일부분 죽겠지. 세포가 죽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면 ‘몸’은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거지?

  “나는 그걸 모르겠다는 거예요. 그리고 나한테 가장 중요한 건 그거고요. 당신은 내가 보살펴야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몰라서 겁이 난다고요. 당신만 보면 마음이 아파 죽겠는데…….”

  약혼자의 말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우습지만 진단 받은 이래, 그때에서야 나는 내가 환자(患者)라는 걸 깨달았다. 의사가 아니라.
학생 시절이 떠올랐다. 의료 윤리 수업이었다.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의사 윤리, 그런 주제 하에 교수님께서 들려주셨던 이야기였다.

  “의사. 환자. 이 두 말을 한자로 쓸 수 있는 학생 있습니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자, 교수님은 ‘의사(醫師) 환자(患者)’라고, 칠판에 꽉 차게 써보이셨다.

  “의사란 아픈 소리를 내는 사람(?)에게 술(酉)을 주던 사람입니다.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냥 술 먹이고 선생질 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환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픈 사람 이상의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아프다(患)고 쓰는데, 마음 심(心)이 아래 붙어 있습니다. 환자란 단순히 아픈 것이 아니라 마음 쓰는 것, 아파서 마음이 쓰이고 걱정되는 사람을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의사는 어떤 의사가 되어야 이러한 환자를 고칠 수 있겠습니까? 그냥 술을 먹이면 될까요?”
환(患). 마음(心)을 꿰뚫은(串) 것. 마음이 꿰뚫려서 계속 신경 쓰이고, 걱정되고, 근심되고, 아픈 사람. 환자(患者).

  나는 그 사람이 가입한 환우회 카페에 가보았다. 물론 틀린 이야기들도 많다. 그렇지만 어떤 약을, 몇 번째 맞았을 때 자기 몸이 어떻게 반응했고 어떻게 견뎠는지 하는 경험들을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장 많이 말하는 건 이것이었다.

  ‘힘내세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지금만 넘기시면 금방 지나갈 거예요, 화이팅!’

  환자 본인이든 보호자든,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 경험담이지만 계속 궁금한 걸 묻고 남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 위안을 주고받는 곳. 그곳을 보고나니 내 약혼자가 무엇을 필요로 했는지를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그가 얼마나 마음 아파하며 신경을 써주었는지도.

  나는 그 수업 시간을 떠올려보았다. 교수님은 수업을 이렇게 마무리하셨다.

  “여러분이 의사가 되어서 경험하고, 생각해보십시오. 내가 환자라면 어떤 의사를 원하겠는가를.”

  그 수업 시간의 마무리를 이제야 찾아낸 것 같다.

  환(患)이라는 글자가 꿰뚫고 있는 것(串)은 사람을 뜻하는 입 구(口)자가 두 개, 그렇게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아플 수 있고, 환자는 더더욱 혼자일 수가 없다. 한 사람이 아프면 그 주변 사람들도 마음 아파하게 되니까. 환자를 혼자서 치료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결국 주변까지 다 어울러보아야, 그 환자를 좀 더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환자로 지내고 있다. 복직날을 세어보고 있지만, 요즘은 약혼자와 함께 환우회에 들어간다.

  그래서 내가 아는 한의 정보를 쓰면서 같이 말하곤 한다. 힘내세요. 조금만 더, 가족분과 함께 힘내세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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